#일기 #일상 #에세이
출퇴근길에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됨에 장점 중 하나는, 늦은 퇴근 길 마주하는 도시의 적막함이다. 내 경우는 일터와 집의 거리가 대중교통으로 한시간이 좀 넘는 거리고, 때때로 늦은 귀가엔 버스를 탈 수 있다는 점인데, 버스로 늦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맞는 늦저녁, 혹은 밤의 서울의 인적이 드문 거리가 좋다. 조으다.
한강을 건너는 자리가 많은 버스는 매우 반갑다. 한강을 지나 남산 터널을 지나 닿는 번잡하나 조용한 종로의 거리가 내게 주는 아늑함은 문자로 표현하기엔 그 감정의 깊이가 문자를 넘실거린다.
이제 겨울의 바람이 분다. 아침 저녁으로 살에 닿는 바람이 깨나 날카롭고, 티없이 차갑다. 난 겨울의 그 바람이 좋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속된 말로 닥치라고 말하는 것 같은 자연의 소리가 나는 좋다.
내일은 이틀을 쉬고, 오늘 하루 스튜디오의 매출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촬영도 잘 끝났다. 두 다리 편하게 뻗고 잘 수 있겠다.
모두 꿈 없이 단잠에 들기를.
고요가 그대들과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