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일기 #에세이 #수필 #일상
머릿 속 어느 오래된 장면들이 무성영화의 필름처럼 '타타닥' 거리며 스쳐지나간다.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쉬지 않고 일을 하는 화려한 색의 네온 사인으로 가득한 강남역의 풍경이 단절과 단절을 통해 고요하게 내 눈에 가득차고, 몇 년 전 그 단절된 풍경 안에 있던 내 모습이 무성영화의 필름처럼 '타타닥' 지나간다.
나는 웃었고, 너도 웃었다. 우리는 웃고 있었고,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을 핑계로 술에 젖어 그 밤을 보냈고, 알코올이 덜 빠진채로 다음날을 걸었다. 누군가에게는 한심해보이는 삶일지라도, 나는 치열했고, 너는 열심히였으며, 나는 뜨거웠다.
우정도 사랑도 일도 뜨겁게 타오르던, 소리 없이 잔상만 남아있는 내 기억 속 어느 시간이다.
오래된 기억이고, 오래된 꿈이었으며. 오랜 열정이었다.
시간이 한참 지난 어느 날, 더는 뜨겁지도, 춥지도 않은 그저 그런 날에, 차창 밖을 볼 여유도, 재미도 없는 그런 날에, 시답잖은 이야기가 아닌 현실을 안주삼아 싸구려 술 한 잔을 기울이는 날, 오래 묵힌 지난 삶을 꺼내보았다. 그리고 다시 구겨 넣었다.
꺼내 보았자 쓸모 없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