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일기

#일상 #일기 #수필 #글

by 공영

복권.

알록 달록 형형색색의 종잇조각들은 저들마다의 무게로 누군가의 희망이 된다. 몇 g의 종잇장 같은 무게가 돈 몇 천원과 교환되는 순간 감히 잴 수 없는 무게로 변해 누군가의 삶의 무게를 대신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 가벼운 종이를 사겠지만 어느 누구도 그 혹시나에 희망을 걸진 않을 것이다. 그저 저 가벼운 종이에 내 삶의 무게가 조금이라도 덜어진다면, 그 개운함을 복권을 긁고, 숫자를 맞추는 단 일분이라도 느끼고 싶다고.



어느 순간 부터인지는 모르겠다. 습관 아닌 습관처럼 복권을 샀고, 내 서랍 속 한 켠에는 긁지 않은 복권이 쌓여간다. 짧게 나마 삶의 무게를 던져내고자 했던 내 미련한 욕심이 결국 몇 g씩 쌓여 다시 나를 짓누른다. 결국은 잿빛이다.


구원도 구세주도 없다. (희망도 없다라고 쓰려다 희망마저 없다는 걸 인정해버리면 삶이 정말 지옥같을 거라는 생각에 그 말은 삼켰다. 체할지도. ) 그저 쳇바퀴같은 삶이 번복되고, 희망은 나에게가 아니라 내 아들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가 되었다. 그저 내 불행과 괴로움이 이 아이에게만은 생이 되지 않기를.


결국 돌고 돌아 다시 운동을 하기로 했다. 삶이 좆 같을 땐 나를 쥐어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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