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잃은 샴이었을까

#에세이 #글 #아들일기 #일상 #일기

by 공영

불과 3년 전만이라도 우울증에 시달렸던 삶이 이렇게 변할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눈을 뜨면 창문으로 뛰어내려 죽을 생각. 길을 걸을 땐 차에 치여 죽을 생각. 잠자리에 누울 때면 천정이 목을 매달아 죽을 생각.


아마 네가 없었더라면 난 어떠한 방식으로도 우울에 허덕이고 있었을테지.


늘 있던 우울이라 그 우울이 아픈 건지 몰랐는데, 이제 와 보니 나는 많이 아팠다. 언제부터였을까. 자해를 했던 십대였을까. 남들과는 달랐던 이혼의 문턱에서 였을까. 그 어떤 게 중요하리. 그저 나는 아팠고 아팠다. 그 사실만이 과거에 있을뿐이다.


고작 어린 네가 무어라고, 현대의학으로도 되지 않았던 내 병이 이렇게 나았는지 너는 정말 경이로운 존재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니 세상이 새삼 아름답게 다가왔다. 즐겁고 급할 것 하나 없는 곳이다. 영원도 없는 세상. 순간의 연속들. 그래서 아름다운 곳. 이 우주 어디에도 영원은 없지. 시간은 짧아. 너를 사랑해야지. 너와 놀아야지. 그런 생각들이 연속적인 삶이다. 내 지금의 삶이.


나를 안아주는 네 작은 품은 마치 어미의 품처럼 넓고 따뜻하다. 나를 안아주려 내려온 천사같다. 너는. 내 속에서 나온 또 다른 숨. 같지만 다른 숨. 보이지 않는 끈이 우리 사이엔 있는 것 같다. 네가 내가 잃은 샴일까. 그럴지도 몰라. 내가 홀로 걸을 수 있게 잘 자라라고 잘 버티라고 너는 내게 온 것일까ㅡ.


너와 함께한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하루도 너를 부정한 적은 없었어. 처음엔 그저 두려웠을 뿐이지. 넌 정말 늘 사랑이야. 마음이 부족하지 않아. 너로 인해. 그래서 삶이 삶같아. 생같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