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에세이 #단문 #글 #일상
요가를 하면 숨을 다시 배우는 기분이 든다. 사실 다시라고 말하기엔 태어났을 때의 숨은 배우는 게 아니라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애매하다. 정정하겠다. 요가를 하면 숨을 배우는 기분이 든다. 호흡. 누구나 태어나면 복식 호흡으로 숨을 쉬는 데, 자라다보면 좀 더 편한 걸 찾아 대부분 가슴으로 숨을 쉬게 된다. 그래서 요가를 할 때면 의식적으로 복식호흡을 하게 되는데 숨 하나에 집중을 하다보니 무상의 시간에 도달하게 된다. 아무런 생각도 없는 공간. 마치 시공을 벗어난 기분이다. 나는 오로지 내 숨과 내 자세에 집중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너진다.
한시간 조금 못 미치는 수업의 끝엔 '사바아사나(?)'라는 휴식시간이 항상 존재한다. 가장 편안한 시간인데, 늘 이 시간엔 깨달음을 얻는 것 같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 그런가.
1. 둥글게 살아라. 라는 말이 있다. 한번도 이 말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문득 든 오늘의 생각에서 어마어마한 걸 깨달았다. 처음엔 그냥 저 문장처럼 모나지 않게 남과 트러블없이 물 흐르듯이 살라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물론 내 관점에서. 내가 생각했을때, 가장 완전한 형태는 구의 형태인데, 구는 둥글게의 끝판왕이다. 항성 혹은 행성들을 봐도 돌 같은 류를 제외하면 구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러니까 위성같은 걸 제외하고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힘과 루틴을 가진 것들을 보면 말이다. 가장 중심의 핵을 중심으로 고루고루 힘들이 균형을 이뤄 구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눈을 굴릴 때 보면 완전한 구에 가깝게 형태를 만들려면 한쪽으로만 굴려서도 안 되고, 고르게 굴려야 그나마 구에 가깝게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내 생각들을 조합해보면, 둥글게 살아라라는 말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유연하게. 절대적으로 무너지지 않는 내 본연의 덩어리를 가지고 살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 정도면 거의 성인이 아닐까. 그렇다면 각자의 삶의 성인이 되어라. 이런 말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0. 삶은 0과 0 사이의 미세하게 흔들리나 결국엔 수평처럼 보이는 누운 1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건 다음 일기에 써야겠다.
요가가 참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숨, 근육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며 흐트러진 뼈들이 제자리를 찾는 시간이 좋다. 안정적이고 균형을 찾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