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일기 #에세이 #기록 #관계

by 공영

관계는 모래성 같다. 단단하게 쌓지 못하면 살랑이는 바람에도 알갱이들은 날려 흩어질 것이다. 그렇게 흩어진 알갱이는 다른 알갱이들에 뒤섞여 찾을 수 없게 될 테지.


물로 적시고 바람에 말리고 다시 쌓아 적시고 말리고를 반복하다 보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근사한 성이 될 것이다. 그렇게 단단한 관계가 될 때까지. 우리는, 너와 나는, 당신과 나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울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동굴에서 보내야 할 것인가. 어느 관계가 그런 수침의 시간과 심침의 시간을 견딜 것인가.


관계는 힘들고 어렵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이들이 스쳐갈수록. 가벼운 건 더없이 쉬워지는데.


사실 아무것도 어느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