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지하철 게이트에 카드를 찍었다.
“행복하세요. ”
환승이 아니라 들었던 소리일까, 듣고 싶은 말이라 들린 걸까.
늘 내 계획 아닌 계획과 목표는 ‘행복해지기’였다. 그러나 이 다짐에는 어폐가 있었다. 현재 나는 행복하지 않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것. 난 늘 행복을 꿈꿨는데, 그 바람이 내일의 희망이라 지금엔 행복이 없다고 여겨버린 것. 난 그렇게 큰 실수를 하며 몇 년을 보낸 것이다.
예전과 지금은 크게 다르지 않고, 나라는 사람도 딱히 달라진 건 없으나, 난 지금의 행복을 바란다. 지금 내가 행복해야 더욱 지나버린 오늘에 미련과 후회가 없을 듯해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자. 멀리 있는 게 아닐 것이다.
난 오늘 오랜만에 운동을 했다. 동기가 어떠했든 그간 아프다며 미뤘던 운동을 했다. 이 얼마나 기분이 좋은 일인가. 기분이 좋지 않다고 술을 마시지 않았고, 헬스장에 간 것이다. 내 괴로움, 불안을 내게 도움이 되는 행위로 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이건 긍정적인 움직임이었고, 이로 인해 난 행복하다. 점심으로 먹은 새우 덮밥은 마치 새우가 백 마리 있는 듯한 양이었다. 이 역시 행복한 일이다. 오늘도 일을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해 사랑을 했다. 충분히 행복한 일이다. 마음을 틀자. 조금만 틀면 늘 보였고, 걸었던 것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무한한 암시를 하고 최면을 걸자. 나는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