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에세이 #일상 #글
그런 날들이 있다. 괜히 사람이 고프나 만날 사람은 없고, 그렇다고 딱히 만나서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것도 아닌. 사실,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딱히 이런 날이 있는 게 아니라, 시간이 밀려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갑자기 닥쳐 온 휴일에 잊지 않고 들려주는 "origin"일 뿐이다.
1. 울고 싶어도 울 명목이 없고, 눈물을 흘리기에는 양심이 아직은 남아 있다.
2. 여전히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고,
3. (지금을 버티기 위해 강제적으로 심어놓은) 희망은 삼 년 뒤 파리다. 인생이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보고 싶지 않았을 때,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다. 그래 씨발 버티자. 삼 년 뒤에 난 파리에 있을 거니까.
4. 휴일은 좋지만 싫다. 잡생각을 하고 있기엔 버틸 내 덩어리가 너무 약해졌다.
5. 누군가의 말 처럼 사람의 품이 그리워 지는 오늘이다.
정말 삼 년만 버텨야지. 무어가 됐든 삼년. 이제, 이 년 반이 남았고, 그때 난 29살이고, 그래, 버틸만 하지.
그래.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