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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업시스템코디 Jun 08. 2021

회사의 몸에 맞는 옷(맞춤형 시스템  구축)

회사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라(4)


대기업 시스템이 무조건 좋다?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사장들 중 일부는 무조건 큰 회사의 시스템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만 수정한 후 본인 회사에 이식하려 합니다. 사장이나 외부 영입 임원이 대기업 출신일 경우 더욱더 그러하죠. 큰 회사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각기 다르듯이 회사도 그 처한 상황이나 현실이 모두 다릅니다. 과연 유치원생에게 대학생 옷을 입혀 놓으면 잘 어 울릴까요? 시스템이나 문화는 쉽게 흉내내기 어렵습니다. 단순한 흉내내기는 회사에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시스템이 제대로 안착하려면 반드시 그 회사의 업종, 규모, 특성에 맞도록 구축하도록 해야 합니다. 회사의 특성을 무시한 외부 시스템의 도입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다음의 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한창 벤처 붐이 일어난 1990년도 후반의 일입니다.  S 전자 출신과 L 전자 출신의 두 친구가 의기투합해서 벤처기업을 창업했습니다. 아무래도 대기업 출신들이다 보니 처음부터 회사 운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논의를 했습니다. 

 각자 자신이 다녔던 회사 시스템의 우수성을 주장할 뿐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논의 끝에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두 회사의 장점만을 취하여 회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어떻게 되었을 것 같은가요? 한국을 대표하는 2개의 대기업 시스템의 장점만을 취해서 운용했으면 회사가 엄청 안정적으로 성장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소기업에 대기업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니 각종 부작용이 따랐습니다. 대기업과 다른 연구개발 및 영업 등 핵심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으나 특히, 직원 복지 부분에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대규모 투자금 유치와 초고속 성장을 예상해서 회사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죠. 결국 그들은 2년 정도 운용하다 처음부터 다시 구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회사의 특성과 보유자금, 인원 규모 등을 무시한 채 좋게만 보이는 대기업의 것을 가져온다고 해서 그 회사처럼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필자가 겪은 예도 있습니다. 어떤 제조업체에 경력직 관리팀장으로 입사했을 때의 일입니다. 회사 규모는 크지 않으나 창업한 지 30년 가까이 되는 건실한 기업이었습니다. 입사하자마자 임시 관리팀장을 맡고 있던 과장이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그 친구는 회계 직무라 인사업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원래 승진 대상자가 10명인데 새로 도입한 승진제도를 적용하니까 승진자가 2명밖에 안되는데 이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승진제도 PPT 자료를 검토해 본 후 이 제도를 누가 만들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회의 때 사장이 회사 승진제도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자 생산팀장이 본인 친구 회사의 자료를 받아 왔다는 겁니다. 그 자료를 사장에게 그대로 보고했고 사장이 그 내용을 받아들여 시행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자료 출처를 보니 그 회사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중견 기업이었습니다. 그 회사의 인력 구성이나 학력, 인재상, 회사의 비전 등은 우리 회사와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그 제도를 수정도 없이 무리하게 적용하려 하다 보니 불합리한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승진 시기를 3달 후로 미루고 다시 승진제도를 만들어 적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2명만 승진에서 누락이 되고 나머지는 모두 승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느슨한 승진제도가 옳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제도를 만들고 적용하려면 회사의 인재상이나 발전방향, 직원들의 특성을 명확히 규정한 다음 회사 특성에 맞는 승진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행 전 직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고 이해시키는 것은 필수사항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의 불만이 팽배해질 수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들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고 인력 구성도 바뀌었는데 사업 초기에 만들어 둔 규정 그대로 운영되는 회사도 있는 실정입니다. 필자가 경험에 의하면 많은 회사가 사업 초기 취업규칙이나 규정을 개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다른 회사의 것을 베끼거나 노무사에게 의뢰해서 만든 것입니다. 회사에 맞도록 수정해서 적용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이죠. 아니 그보다는 경영진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겁니다. 


 미래를 바라보고 달려가는 회사의 사장이라면 회사에 맞는 뛰어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 주력합니다.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으려 하고, 남의 옷을 가져와서 입으려 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나만의 멋지고 특별한 옷을 입으려 합니다. 반드시 기억하세요. 중요한 것은 지금 회사의 현실에 맞는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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