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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낮잠 Jul 17. 2019

그저 바람을 생각하자

2019. 7월

01.

세상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100이었다가 0이 되는 건 지겹게도 반복되는 일이니까.. 그래도 신뢰 같은 건 남겨두어야 한다. 나를 위해서


02.

중간에 잠에서 몇 번 깼을 때 M은 내 팔에 누워있었다. 길게 축 늘어진 모양으로. 나는 그녀를 몇 번 쓰다듬었고 우리는 다시 잠이 들었다.


03.

명랑했던 순간들이 아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어느 순간. 시간은 나를 고요하게 되돌려 놓았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 무언가를 찾는 일은 정말이지 중요한 것임이 틀림없다.


04.

오랜만에 '나에게 보낸 메일함'을 하나씩 열어 보았다. 3년 만에 재회하는 동생과의 첫 여행을 앞두고, 동생에게 보낸 긴 장문의 메일이라던가, 2017년 내가 보았던 영화의 목록들.

(Legends Of The Fall / Cold Mountain / Quantum Love (어떤 만남)

The Great Beauty (그레이트 뷰티) / Arrival (컨택트) / Alien Covenant

Mustang 랄리의 여름(랄리의 용기에 박수를)/ 녹터널 애니멀스 / 첨밀밀 / 매기스플랜

얼라이드 / 커피메이트 / 더 큐어(남편이 될지 몰랐던 남자와 처음 같이 본 영화) / 더킹

로건 / 기억전달자 / 싱글라이더 / 미녀와 야수 / 밤의 해변에서 혼자

단지 세상의 끝 / 아이덴티티23 / 분노 / 나는 사랑과 시간과 죽음을 만났다

스파이더맨 / 클래식 / 옥자 / 러브인프로방스 ...)

그밖에 애쓴 흔적들이 보이는 이직 서류 들과 오래된 이력서들이 있었고, 2016년의 여름은 '아주 많이 더웠고 내게는 차가웠으며 냉정했고 꽤나 이성적이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해 여름, 마드리드의 알 수 없는 위치가 찍힌 지도 이미지도 첨부되어 있었다.

그리고 미완성의 앨리 이야기가 있었다.

제목: '앨리가 앨리를 찾았을 때'


05.

'아무것도 생각하지마라, 그저 바람을 생각해라.'

Think of nothing things, think of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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