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주 May 24. 2024

생산적인 하루

| 매일 뭐라도 써야만 괜찮은 하루를 산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어설프게나마 창업을 하고 나서부터는 매일 뭐라도 하려고 한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 하나 올리기,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올릴 1분 남짓한 숏츠나 릴스 영상 만들기. 내가 만든 책 사진 찍기, 원고 편집하기, 홍보 디자인하기, 전자책 만들기, 책을 소개하는 글 쓰고 서점에 메일로 입고 문의 하기... 이 중에 하나라도 한 날은 하루를 잘 쓴 날이다.   

 

|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도 있다. 그런 날에는 운동을 하러 간다. 집 근처 구민회관에 있는 작은 헬스장에는 오전에도 오후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부모님 연배의 어르신들도 주저 없이 커다란 덤벨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며 매일 반복하는 일의 힘을 다시 한번 체감한다.


집에서는 집중이 되지 않는 일이 밖에 나오면 해결될 때가 있다. 카페가 특히 그런데, 주변을 보면 온통 집중한 사람들뿐이다. 노트북에 집중하든, 책에 집중하든, 수다에 집중하든, 디저트에 집중하든... 모두가 자신의 테이블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자극이 된다. 물론 달달한 디저트도 응원에 한 몫한다.


오늘은 하루종일 내가 만든 책의 사진을 찍었다. 집에서도 찍고 밖에서도 찍었다. 셀카를 찍지 않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내 책 사진을 찍는 일은 마치 셀카를 찍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조심스럽게 의견을 피력한다면서, 너를 위한 말이라면서, 하는 말들에 이제는 휘둘리지 않는다. 그래도 듣기는 한다. 진짜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 중에 진심이 몇%는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어떨 땐 아직도 누군가 내게 무슨 말을 해준다는 것이 반갑기도 하다.


하루가 마무리될 때면 TV를 켜서 예능 프로그램을 하나 본다. 우리 집 고양이 영심이와 남편과 나란히 소파에 앉아 시원한 음료수 한 잔 앞에 두고 보내는 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귀하다. 늘 좋은 하루일 순 없어도 좋은 하루는 차곡차곡 기억해두고 싶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뭐라도 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