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한 위로 한 그릇

by 게으른 성실

문득, 우리의 삶도 이 한 그릇의 칼국수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붉은 국물은 어쩌면 우리가 지나온 열정과, 때로는 감당해야 했던 쓰라린 시련들을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안에서 굵고 투박한 면발은 묵묵히 제 길을 걸어온 우리들의 단단한 시간을 상징한다. 쉽게 부서지지 않지만, 국물에 깊숙이 스며들어 마침내 따뜻한 온기를 내어주는 그런 시간들 말이다.
​매콤함 속에 숨어있는 깊은 맛처럼, 힘든 순간조차도 결국 우리를 더 강하고 풍부하게 만든다. 그 위를 장식한 푸릇한 쑥갓과 고소한 깨 가루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사랑하는 이들의 위로가 아닐까. 씁쓸함과 달콤함, 뜨거움과 시원함이 한데 어우러져 완벽한 한 끼를 이루듯, 우리의 인생 역시 그렇게 모순적인 순간들로 완성되는 것임을 깨닫는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삶이 어떤 색깔의 국물 속에 있든, 그 속에는 이미 당신을 지탱할 충분한 위로와 힘이 녹아들어 있음을 기억하길. 천천히, 그리고 따뜻하게, 오늘을 맛보자. 사랑은 결국 빛을 찾아가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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