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캉생각 Jun 27. 2024

잘 살다 갑자기 망했나요?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은 90살의 수명을 부여받았습니다.


70살까지 행복하고 성공적, 직후부터 죽는 날까지 모든 명예와, 부와 신뢰를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삶

vs  70살까지 무시받고, 가난하고, 존재감 없는 삶이었으나, 직후부터 명예와 존경과 부를 얻어 성공하는 삶

(선택한 이후, 각자는 이러한 내용을 모르고 살게 되며, 극단적 선택또한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고민해 보였나요? 

너무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사실 실제로 이런 경우를 가끔 보는 것 같아요.  특히 연예와 정치계에서 이 이야기들의 실제 인물들을 떠올릴수 있죠. 삶의 방식과 그 가치를 논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지만, 만약 내 일이라면 삶의 어느 순간에서 행복을 경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까요? 


둘 중, 어느 것이 더 괜찮은 삶일까요? 이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깊은 의미와 가치에 대한 탐구를 요구하는 질문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실제 지인들에게 많이 묻고는 합니다. 술김에 꺼내게 되는 이슈라 결론을 제대로 내려본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앉아서 감히 스스로 결론을 내려보려고 합니다.


삶의 여정을 여행에 비유할 때, 모두 각자의 '길'을 걷는다고 하죠. 초반행복,말년불행을 선택한 우리는 건강한 시절 어디든 갈 수 있고, 도전한 많은 것에 긍정적인 화답을 받아 삶이 총천연색으로 보일 겁니다. 세상에 무서울 게 없을 만큼 특별하다고 느끼기도 하겠죠. 실제로 빠르게 오랫동안 성공한 이들은 분명 특별한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 길의 끝에 다다랐을 때, 그들이 느낄 좌절감은 상실감은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 인생이란 싸움에서 이제 무조건 지게 되는 느낌이겠지요. 그들은 그때 이런 말이 떠오를까요. 인생의 3대 불행으로 꼽는 '소년등과'라는 말을요.


반면에, 어떤 우리들은 초년과 중년 내내 험난한 바위길을 걷어요. 

인생이란 고통과 시련으로 가득하고, 오랜 시간 이루어 본 것이 없기 때문에 인생에 기대는커녕, 많은 것을 놓았을지 모릅니다. 젊은 시절 가장 어둡게 있었고, 추억이라는 것 또한 많이 남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길 끝에 도달했을 때, 복권이라도 걸린 냥 인생이 역전되게 됩니다. 자기가 이렇게 되려고 이렇게 고생했나 하고, 이전의 모든 고통에도 서사와 가치를 찾게 될 겁니다. "이래서 인생이 재밌다니까?" 하고 외치겠지요. 그들이 걱정하던 '노년무전'은 남의 일이 되었습니다.


이 두 삶을 간략하게 보아도 우리는 아직 선택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결국 끝까지 살아야 하고, 우리 선택의 주체인 '뇌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심리학자들은 종종 '종결 효과'를 이야기한답니다. 이는 우리가 어떤 것이든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인생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 효과에 따르면 우리 뇌는 삶의 마무리가 웅장하면 이제껏 인생은 하나의 장엄한 서사로 인식합니다. 고로 그 서사의 끝맺음이 아름답고 평온하다면, 우리는 그 이야기 전체를 아릅답게 회상하겠죠. 마지막 순간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모든 순간을 초월하는 것이죠. 이건 소설로 본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새롭고 창의적이고 경이로는 내용일지언정, 결말이 이상하다면 욕을 먹는 것과 같겠죠.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이 인생인 초반,중반이라면 조금 힘들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자구요. 결국 살아낼 것이라면, 마지막이 중요하니까요. 당신의 지금 삶이 어렵고, 고통스럽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지금 당신의 노력은 다가올 웅장하고 화려한 결말을 위한 서사를 만드는 중이라 믿으면 됩니다. 분명 당신은 좋은 마무리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힘든 당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