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우메오에서 집 렌트하기
*스웨덴에서 지역마다 또 자신의 상황에 따라 집 구하는 방법은 다르므로 우메오 지역에서 제 개인적의 경험에 근거한 의견입니다. 좀 더 객관적인 정보는 우메오에서 제공하는 주거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웨덴에서 1년 동안 이사한 횟수가 내 평생 이사한 횟수와 비슷했던 것 같다. 2021년 9월부터 현재(2022년 10월)까지 총 6번을 이사했다. 물론 가구는 없이 짐을 옮기는 수준이었지만 아이들과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불안한 생활은 유학 생활을 더욱 힘들게 했다.
학교에서 교환학생이나 석사생에게는 보통 1년 동안 기숙사를 제공해 주는데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따로 제공해 주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추억이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지낼 곳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타지에서 생활하는 불안함은 엄청났다. 출국이 다가올수록 집을 구하지 못해 불안감이 더욱 엄습한 채로 에어비앤비 1주일, 호텔 1주일을 예약하고 2주 안에 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그렇게 스웨덴에 왔다.
스웨덴은 한국 부동산 같은 시스템이 아니어서 돈이 있다고 해서 집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집을 사는 경우가 아니면 중개인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더욱 어려웠다. 한국에서 집의 계약 만료 시점만 다가와도 불안한데 타지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아이들과 집이 없다는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도 집을 구하지 못하면 정말 최악의 경우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우메오 지역을 중심으로 집 구하는 방법(렌트)을 적어본다.
01. 도움 적극적으로 구하기
누군가에게 부탁하거나 폐를 끼치는 것을 극히 꺼리는 성격이어서 무엇이든 혼자 해결하고자 했지만 이곳에 와서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혼자 힘으로 해보겠다고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 대기하며 스웨덴 카페나 인터넷으로 알아본 사이트에서 집이 올라올 때마다 바로바로 연락을 했다. 하지만 우메오는 우선 매물이 많지 않았고 집이 올라오자마자 연락을 했지만 한 곳에서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 혼자 사는 경우에는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나처럼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구하기가 어려웠다. 나를 어필해 보고자 메시지를 고치고 또 수정하고 링크드인까지 첨부해도 헛수고였다.
그러던 중에 스웨덴 관련 카페에 집 구하는데 어려운 상황을 올렸는데 다행히 어느 한 분이 연락을 주셨다. 한국인 한 분이 출장으로 곧 집을 몇 달간 비우시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연락이었다. 정말 은인을 만난 기분이었다. 우메오는 한국인이 많지 않아서 서로 알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렇게 에어비앤비 생활을 정리하고 두 달간 머물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은 비단 집을 구할 때뿐 아니라 모든 생활에 적용되는 것 같다.
02. 학교 커뮤니티 그룹 활용하기
입학 후 외국에서 온 주변 학생들에게 어떻게 집을 구했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학교 선배나 학교 커뮤니티를 이용한 경우가 많았다. 학기가 끝나갈 즈음에 졸업이나 휴학을 하면서 방이나 집을 이어서 쓸 사람을 구하는 경우가 꽤 있다. 우리 과의 경우는 페이스북 그룹이나 재학생들의 WhatsApp 단톡방에 방을 쓸 사람을 구한다는 글이 몇 개씩 올라온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본인이 새로운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편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 외에도 알음알음 인맥을 통해 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같은 학과 재학생들과 미리 연락을 하고 물어보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
03. facebook 그룹 활용하기
스웨덴에서는 facebook 그룹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중고 매매부터 다양한 모임에 이르기까지 facebook 그룹으로 소통한다. 집 구하기 관련해서는 다음 2개 그룹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룸메이트를 구하거나 다른 지역의 집과 교환을 원하기도 하고 일정 기간 살 사람을 구하는 공고까지 다양하다. 우메오에서는 짧게는 1개월 또는 2-3개월씩 단기간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단기간 이용에 대한 공고가 많은 것 같다.
또한 나처럼 집을 구하는 입장에서 글을 올리는 경우도 많은데 이름, 나이, 국적과 하는 일, 예산, 원하는 집 유형에 대한 설명과 사진을 첨부해서 포스팅을 한다.
나도 두 번이나 글을 올렸는데 한 번은 시내에서 먼 지역이어서 거절을 해야 했다. 또 한 번은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고민하느라 답장에 뜸을 들였더니 바로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연락 오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바로바로 연락되거나 본인이 마음에 드는 사람하고 연락을 하는 것 같았다.
04. 블로켓 공고 확인하기
블로켓(Blocket)은 한국의 중고나라와 같은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이다. 이곳의 부동산 카테고리의 Rent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우메오의 경우에는 공고가 많지 않다.
공고가 올라오자마자 바로 집주인한테 연락을 하는데 답장이 오는 경우도 있고 안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간혹 메시지를 받아도 집주인과 계속 연락되기가 쉽지 않다. 이곳을 통해 집주인과 연락이 된 경우가 한번 있는데 몇 번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집주인이 답을 하지 않아서 포기했던 적이 있다.
05. 부동산 회사 줄 서기
이곳에서도 매매를 할 수 있지만 나의 경우는 수입이 없기 때문에 매매를 할 수 없어서 이 부분은 고려하지 않았다. 임대의 경우를 고려한다면 다음의 부동산 회사들은 선착순 우선순위를 제공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등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착순으로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스웨덴스러운 방식인 것 같으면서도 그 기간이 최소 2-3년 길게는 10년까지 기다린다는 말에 절망하였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스웨덴 유학이나 생활을 생각 중이라면 미리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스웨덴 사람들은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임대를 받기 위해 어릴 적부터 등록해 놓는다고 한다. 단, 1년에 최소 한 번 사이트에 접속하여야 한다.
우메오에는 Bostaden (municipal housing company)이라는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공공 임대주택과 같은 회사와 여러 개인 부동산 회사가 임대 또는 분양한다. 회사에 따라 스웨덴 퍼스널 넘버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우선 이 회사들 사이트에 들어가서 가입하고 사이트에 매물이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신청하는 방식이다. 당첨은 가입이 오래된 순이기 때문에 오래 기다린다 하더라도 어쨌든 빨리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몇몇 부동산 회사는 학생 아파트 렌트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경우에는 이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Bostaden : 가장 대표적인 임대주택 회사로 지방정부에서 제공하는 임대주택 (Municipal housing company)이다. 좋은 위치에 잘 지어진 아파트를 보면 Bostaden에서 제공하는 것이 많은 만큼 가격/위치 면에서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줄을 서야 하는 기간이 길다는 의미이다.
Heimstaden, Lerstenen, Rikshem : 내 주변에 꽤 많이 보이는 아파트 회사들이다. 이 회사들에 문의해보니 보통 2-3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더 많은 회사들이 있으므로 우메오에서 주거에 대해 제공하는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한 방법이다.
주거의 안정을 찾으며
생각해 보면 지난 1년 동안 나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사는 곳이 안정되지 않아서였던 이유도 큰 것 같다. 지금은 다행히 장기로 집을 비우시는 분을 알게 되어 졸업 때까지는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되어서 훨씬 마음의 안정을 얻은 기분이다. 아마 스웨덴, 그리고 특히나 우메오에 오는 대부분은 학생이나 직장이 있기 때문에 나와 같은 케이스는 극히 드물지만 혹시라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커버 이미지 cover image (photo: ze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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