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다큐멘터리 fintech : behind the simplicity
토스 건물 9층에서 러닝타임 47분짜리 비공개 다큐멘터리 시사회가 끝난 뒤, 첫 질문이 나왔다.
why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토스에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궁금해요.
이 다큐멘터리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요? 왜 다큐멘터리였을까요?
이 콘텐츠는 3-5분 짜리의 바이럴 광고 영상이 아니라 '러닝타임이 47분'에 달하는 '장르 : 다큐멘터리'이다.
시사회에 모인 사람들의 눈에 같은 궁금증이 대롱대롱 달렸다.
분명 회사 안에서만 보이는 내부 직원들의 '눈빛과 표정'이 있어요.
그것들을 진실성있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어떤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토스를 만들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었어요.
기사나 글에서는 느낄 수 없던 그들의 눈빛과 표정을 보면 토스의 이야기를 더 진실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토스의 DNA와 코어를 알리면서, '신뢰'를 주고 싶었던거죠.
아, 그렇다면 적어도 나에겐 성공이다. 나는 사람들의 '눈빛과 말투'를 전적으로 믿는다. 47분간 다큐를 보며, 앞으로의 금융이 다른건 몰라도 '더 편하고, 쉬워지겠다'라는 생각이, 기존에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불편함'들을 어떤식으로든 해결해주겠다는 신뢰가 생겼다. '유저가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이용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 곳에 모여있기 때문에. 이 말을 하는 이승건 대표님의 눈빛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작은 삶의 변화들이 한 두명이 아니라 수십만 명, 수백만 명, 수천만 명, 수억만 명의 삶을 바꿔나갈 때
그게 엄청난 혁신이 된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작은 삶의 변화라고 하더라도 대힌민국 국민 전체의 삶을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그 작은 변화들이 모두 모여서 결국에는 엄청난 시대의 변화를 만들어 내니까요. "
현님이 이 다큐 시사회에 초대해주실 때까지만 해도 사실 나는 어떤 다큐멘터리를 마주할 지 전혀 몰랐다.
최근 토스에서 풀어낸 toss.my money story 와 유튜브에 올라온 인터뷰들을 흥미롭게 봐왔기 때문에 토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기대감 하나만 가지고 보러갔는데, 나올 때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나에게 남은 건 이 한 문장이었다. 기획자의 입장에서 어쩌면 당연하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한 문장이다.
'관찰'을 통해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을 해결하며, 유저 중심의 편안한 서비스를 만들어 삶의 변화를 만들어주자.
기획자로의 마인드를 다시 다잡고, 토스에 애정을 한 뼘 더할 수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moonshot thinking, break formality, focus on impact, go to extra mile, earn trust, , it's toss
토스는 처음부터 금융업으로 시작하려는 생각은 아니었다.
"사람들의 생활에서 정말 자주하는건데, 불편한게 뭐가 있지?" 라는 생각으로, 토스의 초기멤버 5명이 서울 각지에서 하루 종일 사람들의 삶을 관찰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금융 거래'를 하기 위해 겪는 '수 많은 불편함'을 마주했고, 이걸 '간편하게'만들 수 있다면 수 많은 사람의 삶과 시간을 세이브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광고 하나 태우지 않았는데, 수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오는 것을 보고 가능성을 느꼈다. 그 때부터 비바리퍼블리카의 시작이었다. 우리 서비스에 미친듯이 열광하는 100명만 있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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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동안 그 구조가 바뀌지 않고 있어요. 사실은 바꾸지 않고 있는거죠.
불편함을 당연한듯 생각하는게 진짜 맞는걸까? 그걸 바꿔볼 수 없는걸까?
토스의 이승건 대표님은 금융위원화외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 보고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100명이 넘는 국무위원님들과 대통령 앞에서 기존 금융업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또박또박말씀하신다. "핀테크는 기존 금융업의 혁신으로 윈윈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분야"라고 힘주어 말했지만 "그 사람 미친사람인 줄 알았다. 그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차가운 반응이었다.
"한 번도 그걸 성공한 사람이 없어, 너도 빨리 포기해라"
영업을 갔다가 등 뒤에 대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주눅들지 않고, "그거 아니라는 걸 보여주지. 그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사람이 될거야"라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기존 금융업의 장벽 앞에서, 아무도 개선하려고 하지 않았던 부분을 파고든다. 금융 라이센스가 없으면 서비스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부분을 파고든 것이다. 작은 스타트업이 그걸 할 수 있겠어?하는 물음표들 앞에서.
안될거라고 말하는 사람한테, "그거 아니라는거 내가 처음으로 보여줄께"라는 당당함이라니. 아 닮고싶다.
그런 토스가 '첫 투자'를 받는다. 알토스는 일부러 욕심이 나서 투자 경진대회에서 낮은 점수를 주고, 따로 만나서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토스는 "규제를 바꾼다, 규제를 부순다"가 아니라 "이해관계자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새로운 축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대가 바뀌었고,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편익이 있으니 규제환경을 다시 디자인하자는 설득"을 '오랜 시간'해왔기 때문에 규제의 변화가 나올 수 있었다. 분명한 건 이 모든건 갑자기 이뤄진게 아니다.
2014년 셧다운 이후 2015년 2월, 토스가 다시 시작했다. 첫 해에만 유저가 60만명이 모였고, 너무 잘돼서 걱정하며, 비상회의를 열던 시절이 있었다. 기존에 예상했던 스피드보다 너무 빠른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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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건 '유저 중심으로 생각하는' 그들의 태도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유저가 더 편할지, 어떻게 하면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서비스를 개선하며 삶을 개선하는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만의 생각으로는 불가능하다. 결국은 '토스가 일하는 방식과, 그 방식을 뒷받침하는 토스의 문화'에서 유저 기반의 생각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 일을 왜하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 없으면 그 일을 하지 않는다.
-멤버 입장에서 공감이 되지 않는 일을 계속 한다면, 왜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해야한다.
-누구나 WHY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이걸 하면 어떤 목표가 달성되는지? 어떤 지표가 움직이는지.
-기획자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공감가는 가치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예전에는 '개발하기 힘들어요'라고 했다면 토스에서는 '이런 방법도 있어요'라는 가치를 제안한다.
-개발자들이 훨씬 많은 아이디어를 부어줄 수 있다.
-'서비스는 당연히 이래야해'라는 생각으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결국 사용자들이 원하는 건 더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저 기반으로 고민하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치와 하는 일'에 대해 공감해야 하고, 그 가치에 공감한다면 기획자의 아이디어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더 많은 가치를 제안해줄 수 있다. 그런 가치 공감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선순환에서 '유저 중심의 서비스'가 생겨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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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증상을 겪는 유저들을 직접 회사로 초청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있는데 토스는 시각장애인 분을 직접 회사로 초청해서 필요로 하는 여러가지 기능과 불편함을 모두 앱에 반영했다고 한다. 최근 배달의 민족에서 시각장애인 유저와 만나 앱에 대해 개선하는 영상을 봤었다. 편리함에서 소외되어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기획자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토스는 '편리함'을 누리는 대상을 일반 유저가 아닌 '모든 유저'로 고려하며, 사소한 편리함을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그리고 이 말을 하는 이승건 대표님의 눈빛과 표정에서 확신이 생긴다.
금융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던 틀을 깨고, 처음부터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이미 존재하지만 일부만 누리던 것을 모든 인류가 누릴 수 있게, 작은 삶의 변화와 사소한 삶의 편리함이 쌓여 수 억명의 삶을 바꾸고, 시대의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배우지 않아도 이로움을 주는 생활을 만드는 것이다.
내부 100, 외부 0이라는 RULE이 있다. 내부에서는 모-든 정보가 공유되지만, 외부에는 어떠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는다. 모든 정보에 투명한 접근 권한이 있기 때문에 '아는게 힘이 아니라, 학습하는게 힘이다'
이 사람들은 '회사를 다니려는 사람들'이 아니다. 정말 멋진걸 만들어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개인이 낼 수 있는 IMPACT 에 한계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런 토스에 실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토스에서는 사실 4년 반동안 120개의 서비스가 런칭되었지만, 그 중에 40개의 서비스만 살아남았다.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고객의 반응이 좋지 않았거나, 상황에 맞지 않았을 수 있다. 수 많은 질문과 도전에서 한 두개의 답을 찾는다. 신용조회의 주권을 유저에게 돌려주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신용조회 서비스'가 바로 그 살아남은 성공적인 서비스 중에 하나다. 송금 외에도 토스에 들어올 이유를 계속 만드는 것이다.
'금융의 모든 접점'에서 일어나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모든 해결책들. 당연히 받았어야 하는 '서비스'라고 하는 유무형의 가치들을 TECH 를 이용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 금융 거래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거래'일 뿐인데 금융이라는 용어, 규제들때문에 더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토스는 그 '어렵다고 느끼는 지점'을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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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바꿨다'라고 하지 않는다.
아직 '바꾸고 있는 중'이다.
최근 '토스 증권'이 오픈되었다. 모든 UX writing이, 모든 요소들이 '유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기반이 된 서비스라고 느낀다. 토스는 늘 그렇다. 더 간편하게, 더 편리하게.
한계에 갇히지 않고, 유저 기반으로 더 편한 세상에 대한 고민을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그들의 눈빛과 표정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한 기회였다. 눈빛과 말투, 그리고 표정에서 그 사람들이 읽힌다. 그들에겐 적어도 서비스에 대한 확신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만드는 토스니까. 나도 확신이 있다.
moonshot thinking, go to extra mile, earn trust, break formality, it's toss
지금 일하고 있는, 컴퓨터를 바라보는 나의 눈빛과 표정은 어떨까? 한번쯤 책상 한켠에 놓인 거울을 문득문득 바라보자. 적어도 나는 사람들의 눈빛과 표정을 전적으로 믿는다.
*본 포스팅은 토스로부터 다큐 시사회 참석 등을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