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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ze Nov 18. 2021

내가 손에 쥐고 싶었던 행복은 이런 류였다.

내가 손에 쥐고 싶었던 작은 행복은 이런 류였던 것 같다.

졸려서 잠들고 싶을 때 걱정없이, 내 시간을 누려야한다는 집착없이 편안하게 잠들고, 푹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는 것.

눈을 떴을 때 햇볕이 가득 쏟아지는 창으로 파란 하늘이 눈에 보이는 것

천천히 걸어나왔을 때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가 들리고, 부엌에 드는 강하고, 건조한 볕이 바삭바삭 마른 그릇과 린넨들.

굵은 입자로 갈아둔 커피를 내려마시면서 천천히 시간을 유영하는 시간.

몇 시까지 나가야되고, 몇 시까지 해야하는 것들이 없을 때는 몇시간씩 이렇게 무용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도 괜찮고 그 시간들 안에서 나는 차오른다.

천천히 뎁혀져가고, 웃음지어진다. 지금 진짜 마음이 편하다.


어제 10시도 안되서 잠들고, 8시에 눈이 떠졌다. 햇볕이 가득한 이상황이 너무 좋아서 웃음이 자꾸 났다.

어제 들어올 때 써있던 웰컴 메세지에 지혜님의 작은행복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나의 작은 행복. 여기서 꼭 찾으시길, 누리시길 바란다고.

찾은 것 같다. 나의 작은 행복. 햇볓과 조용한 나의 시간.

깔끔한 집과 소소한 물건들. 취향과 햇빛으로 가득한 집에서 천천히 보내는 삶.


여기 더 머물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집에 가서 얼른 해보고 싶은 것들이 넘쳐난다.

우선 집을 정말 깨끗하게 정리해야지. 다 정리하고, 버릴거 다 버리고, 나에게 남기고 싶은 물건들만 남겨야지.

그리고 광목천을 사서 커튼을 만들어야지. 그리고 조명을 달고, 식물을 들이고, 주방을 건조하게 해야지.

그동안 계속 고민만했던 물건들을 사야지. 라탄과 예쁜 주전자.

손잡이를 바꿔야지. 돈을 모아서 스피커를 사야지.


그리고 나중에는 꼭꼭꼭 햇볕이 가득 드는 집으로 이사가야지.

나에게 빛은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걸 다시 깨닳았다.


위로와 영감을 주는 공간을 만들어야지.

남편이 아직 안일어났다.

재촉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느즈막히 일어났을 때 작은 행복을 느꼈듯이 내가 깨우고, 재촉하는게 아니라 푹 자고, 여유롭게 하루를 유영할 수 있도록

비슷한 행복이겠지




2021 여름

제주 소소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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