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 브랜드 마케터 '손꼽힌' 님의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코리빙 스페이스 '맹그로브'를 구경하고, <knock, knock> 전시를 구경하면서 가- 장 궁금했던 건 사실 맹그로브의 마케터 꼽힌님이었다. 단순히 전시 기획이 아닌 맹그로브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하는 브랜드 마케터 꼽힌님.
사실 꼽힌님은 이전부터 지켜보던 정말 멋있는 분이었다. 마케터의 취향을 브랜드 마케팅에 어떻게 녹여내는지에 대한 영감뿐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요즘의 트렌드와 취향깊은 이의 라이프스타일을 간접적으로 구경할 수 있어 많은 영감을 주곤 했다.
이번 기회로 꼽힌님을 소개받아 맹그로브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꼽힌님의 이전 행보들, 앞으로의 살아가고자 하는 모양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사각형의 인스타그램 안에는 담을 수 없는 꼽힌님의 색과 뚜렷함을 듣고 정말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색채가 다양한 꼽힌님의 앞으로를 더 기대하는 팬이 되게 만든 인터뷰다. 브런치에는 기사에 미처 다 담지 못한 이야기들까지 녹여냈다.
중앙일보에서 인터뷰를 보고싶다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123405
노크노크 전시는 8월 31일까지 구경할 수 있으니, 아직 못보신 분이라면 당장 달려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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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솔루션을 제안하는 코리빙 하우스 시장이 뜨겁다. 월 사용료를 내고 나만의 개인 룸을 확보하고, 주방·식당·피트니스룸 등은 공용 공간으로 사용해 풍요로운 주거 환경을 누리는 새로운 주거 형태다. 지난 6월 문을 연 '맹그로브 신설'은 311실의 대형 규모로 MZ세대에게 주목 받고 있는 코리빙 하우스다. 이곳에선 지점 오픈을 맞아 새로운 형태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아티스트와 브랜드 10팀이 코리빙 하우스에 자기만의 방을 꾸민 것.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세계는 '주거'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 전시 '노크노크'(Knock, Knock)를 기획한 손꼽힌 맹그로브 마케터를 만나 코리빙과 이번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1.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해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MGRV 브랜드팀에서 마케팅 전반을 담당하는 손꼽힌입니다. 19년 11월에 MGRV에 합류해서 대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세팅하고 실제 맹그로브라는 브랜드, 코리빙이라는 개념을 알리고 궁극적으로 맹그로브에 살고싶은 마음이 들도록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뉴닉같은 매체와 코리빙에 대한 뉴스레터를 보내거나 재규어중사, 미노이, 원슈타인과 홈라이브를 진행하거나 노크노크 같은 전시를 기획/진행하고요. Journal 코너를 통해 입주자들의 생활 단면을 소개하기도 해요. 다양한 브랜드 협업 제안을 받기도 하고 제안하기도 하면서 타겟 고객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고민합니다.
저는 7년 넘게 도심 속 1인 가구로 살면서 공공에서 운영하는 장학관, 세대공감 룸쉐어링, 성수동 디웰하우스, 궁정동 청운광산 등 다양한 대안주거 형태를 경험했고, ‘코리빙’이 앞으로 제가 지속하고 싶은 주거 형태라는 확신을 얻었어요. 프라이버시는 지키면서 지불 가능한 가격이고요. 좋은 친구들과 만나 밀도있는 시간을 보내고 저를 돌볼 수 있는 장치가 곳곳에 있어서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 수 있었거든요. 또래 친구들이 어려움을 겪는 주거문제를 코리빙 스타트업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믿어요.
2. 맹그로브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요.
2015년 첫 커리어도 부동산 스타트업이었어요, 그 해가 마쓰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이 막 발간된 해거든요. 지금은 식상할 수 있지만 라이프스타일 부동산이라는 말이 화두가 되던 시점이었고 영향을 진짜 많이 받았어요. 그 책을 읽고 도쿄와 포틀랜드, 뉴욕, 코펜하겐 등 ‘살기좋은 도시 livable city’를 다니면서 내가 사는 지역도 이렇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었어요. 같은 맥락에서 런던을 중심으로 주요 도시에 거점을 두고있는 알랭드보통의 글로벌 무브먼트 The School of Life 서울의 매니져로 일했고, 그 후엔 JOH의 부동산팀에 합류해 사운즈한남 스틸북스 큐레이터로 일하기도 했어요. 평소 좋아하던 음악 업계에서 기회가 생겨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기도 했고요. 매개는 다르지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일을 해왔던거죠. 모두 반응도 좋았지만 이미 다 잘 만들어진 브랜드 위에서 안전하게 플레이했어요.
저는 2015년부터 성수동 디웰하우스에 살았는데요, MGRV가 생기기 전 포커스그룹인터뷰에 참여한 적 있어요. 그래서 이런 회사가 뭘할진 모르지만 준비 중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고 아무도 좋아요를 누르지 않은 공허한 마케터 채용 공고를 제가 봤고 거의 유일한 지원자였다고 해요. 라이프스타일의 끝판왕이 집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주거에 대해 고민을 가장 많이하는 제가 일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여태 쌓은 역량과 네트워크를 총망라 해서 매력적인 주거 브랜드의 시작을 책임지고 맡아서 해보겠다고 다짐했어요.
3. 어떤 가치를 전하려 하나요.
늘 집에 대해 고민하는 주거 문제의 당사자로서 또래 친구들에게 새로운 주거의 가능성을 소개하고 싶어요. 안전한 집에서 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살면서 제 삶에 더 집중해 성장할 수 있었거든요.
4. 전시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노크노크'가 화제예요. 어떤 전시인가요.
인원을 제한한 소규모 전시인데도 벌써 3000명이 넘는 분들이 찾아주셨어요. 다양한 매체에도 많이 소개돼서 얼떨떨해요. 노크노크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브랜드 10팀이 두 달간 맹그로브 신설로 이사왔고, 그 방에 초대한다는 컨셉트의 기획이에요. 비슷한 레이아웃의 방이지만 각자의 소장품을 통해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줘서 인테리어는 물론 진로에 대한 영감을 받기도 하는 것 같아요. 참가 멤버는 포토그래퍼 송시영, 서브컬처 매거진 '비슬라'의 디렉터 장스터, 최근 공간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유튜버 예진문과 김겨울 등 아티스트와 '어둠의 아이들' '레토' 등 좋은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사 '엣나인필름', 친환경 브랜드 '동구밭', 패션 브랜드 '미스치프'(MSCHF), 음반레이블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등 브랜드입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이고 네이버예약을 통한 사전예약을 해야해요.
5. 정말 흥미로웠어요. 전시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어요.
동료들의 고민과 노고가 담긴 결실인만큼 맹그로브의 존재를 효과적이되 왜곡되지 않게 알리고 싶었어요, “트리플역세권! 보증금 단돈 300만원!” 이런 이야기를 먼저 앞세우는 것도 플랫하다고 생각했고요. 자연스럽게 코리빙에 대해 알게되고 마음이 동하는 기획을 하고자 했어요.
미래에 대한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시기니까, 사회초년생들이 궁금해하는 직업군이나 브랜드를 매개로 그들의 방을 통해 어떤 힌트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이 닿았고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직업군을 100명 정도 리스트업했고 시각적으로 어떤 다양성을 줄 수 있을까를 감안하여 사심을 담아 컨택했습니다.
긴 호흡으로 자기 작업을 해오고 있는 크리에이터와 브랜드가 주는 감동이 있는 것 같아요. 소속되어 일을 했지만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서 길을 개척하는 사람, 10년이 넘게 경계없이 신선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브랜드, 로컬 문화를 지원하는 미디어, 삶의 지평을 넓혀주는 엄선된 영화를 소개하는 배급사 등 각 참여진의 존재가 꾸준함의 힘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막막한 시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위로나 용기를 줄 수 있고요.
6. 전시를 하는 신설점은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거주 지역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코리빙의 위치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도심 주요 업무 지구에 20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이 입지 선정의 제1 원칙이에요. 동시에 임대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의 교집합이어야 해요. 예를 들어 신설점은 지하철 1,2호선 시청역까지 여섯 정거장 밖에 되지 않고, 을지로까지 15분 안에 갈 수 있어요. 또 주변에 8개 대학이 있고, 부동산 시세가 낮은 편이라 적정 수준의 임대료 책정이 가능했어요.
7. 맹그로브는 특히 MZ세대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요.
브랜드와 공간이 지향하는 바가 좋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집'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위치와 가격 이잖아요.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이 1분 거리이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가성비 좋은 가구나 매트리스가 아니라 섬세하게 직접 만든 가구와 어메니티 구성도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노크노크 전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내가 좋아하는 오브제와 책, 옷가지와 몸만 들어오면 아늑한 독립을 시작할 수 있어요. 목돈이 필요하지도 않구요. 맹그로브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거점공간으로서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실제로 1호점에 살고있는 분들과 대화하면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이라고 해요. 나와 다른 사람들이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함께 산다는 게 매 순간 흥미롭고 다른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준다고요.
식재료를 나누거나 요리를 함께 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고 크고 작은 재밌는 협업이 많이 일어나요. 맥북에 와인을 쏟아 원고 마감을 못하던 에디터에게 바로 pc를 빌려준다거나, 포토그래퍼가 외부 프로젝트 시 건낼 명함이 없다는 말에 명함을 뚝딱 만들어주는 디자이너, 늦은 시간까지 카페에서 일을 하다가 나온 아이디어로 개발자와 기획자가 함께 앱을 만들기도 해요.
주거 형태를 떠나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잖아요. 입주멤버들은 하는 일도, 생각도, 취향도 다르지만 열린 마음을 가진 시민으로서 공존을 고민하고 실천한다는 점에서 유사해요.
8. 앞으로 더욱 다양한 주거 형태가 등장할 것 같아요. 거주 공간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요.
앞으로 도래할 10년은 지난 50년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모든 산업의 모습이 바뀐다고 합니다. 주거도 마찬가지고요. 집은 언제나 사려는 사람이 더 많고, 끝없이 오르는 재산 증식 수단으로 여겨졌잖아요. '복사-붙여넣기' 한 것 같은 집도 사지 못해 안달이었고요. 앞으로는 집도 일반 소비재처럼 사람 한 명 한 명의 라이프스타일을 깊게 이해해 개인화한 공간으로 만들지 않을까요. 주로 시간을 보내는 활동에 따라 공간을 맞추는 형태로요, 마음에 들지 않는 집에 대부분의 삶을 저당 잡히지 않고도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MGRV는 스스로를 임팩트 디벨로퍼라고 정의하고, 라이프스테이지의 문제를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사회초년생과 대학생을 위한 집 맹그로브를 시작으로 공동 육아나 시니어를 위한 주거까지 각 라이프스테이지별 고객들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풀어내고자 합니다. 전에 없던 솔루션들을 담은 사업모델을 뛰어난 감각의 디자인과 함께 우리 사회에 확산 시키는 것이 MGRV의 목표입니다.
9. 다른 코리빙 스페이스와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맹그로브(MGRV)는 공간의 기획, 개발, 운영, 브랜딩을 포괄하는 회사로 저희가 제안하는 공간, 커뮤니티 프로그램의 의도가 어떤 결과를 만드는 지를 확인하고 빠르게 적용하며 고도화하는 게 장점이에요.
저희는 국내 최대규모로 글로벌 코리빙 브랜드와 유일하게 견줄 수 있어요, 타 코리빙에 비해 2배에서 10배 정도 차이가 나요, 동시에 저희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향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집이 커질수록 입주 멤버들이 더 쾌적한 공간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고 운영도 효율화할 수 있어요. 사업적으로도 지속가능하구요.
맹그로브는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좋은 집’이라는 거에요. 사회초년생이 총체적인 조건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취향에 따라 좋은 점을 느끼는 지점은 다르겠지만 저는 고립되지 않고 건강한 일상을 가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원룸에 살 땐 아예 한 마디도 안한 날이 많았거든요. 맹그로브에 살면 1층 카페에서 바리스타님과 인사하고, 20층 데스크에서 궁금한 걸 물어볼 수도 있고요. 늦게까지 포커스존에서 작업해도 함께 야근하거나 공부하는 또 다른 존재들이 있는 거거든요.
참여를 강요하지 않지만 원할 땐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오면 명상을 할 수 있고, 새로 나온 매거진을 읽거나 예술 영화를 감상하는 등 손 닿는 거리에 누리는 문화 여가 활동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꾸는 데 큰 힘이 된다고 믿어요. 이런 요소들이 맹그로브가 다른 코리빙보다 섬세하게 기획하고 운영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10.앞으로 진행해보고 싶은 기획이 있나요.
집은 모든 걸 연결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음식, 패션, 생활용품, 음악, 그림, 가구 전부 다요.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서 하고 싶은 게 끊이질 않아요. 18~19층은 일 단위로 머물 수 있는 스테이룸으로 오픈할 예정인데요, 다양한 아티스트나 브랜드룸으로 만들고 싶어요. 이미 방 하나는 KUA 에디션룸으로 조성했어요. 이광호 작가의 작품을 보며 잠들 수 있는 거죠. 또 하나는 디지털 가상공간에 맹그로브를 구현해 거주자들이 교류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소셜클럽이나 하우스콘서트 같은 프로그램에서 만나면 '너였어?'하고 격의 없이 지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글=황지혜(민지크루)
사진= 황지혜, 맹그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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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리뷰] 크리에이터의 방 구경으로 새로운 주거 가치를 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