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청년시청자위원 M씽크 2기 활동 후기
M씽크 후기를 쓰려니 지원할 때가 생각이 난다. 무려 2기라니, 1기분들의 정보를 샅샅이 찾아가며 지원서는 어떻게 쓰는 게 좋을지, 면접은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지 열심히 알아봤었다. 아마 이 후기 글도 M씽크 모집 시즌에 보시는 분이 많을 것 같다. 나도 그때쯤 엄청 실제 후기를 보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딱히 나만의 지원 팁 같은 건 없어서, M씽크 지원을 위해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 보내는 글은 이 링크로 갈무리하고 (제가 M씽크를 지원할 때 냈던 글입니다.), 대신 M씽크를 지원할지 말지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글을 써보려고 한다. 나한테 M씽크가 어땠는지,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에 대해.
브런치에서 글을 쓸 수 있는 건 큰 특권이었다. 물론 내 계정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계속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특히 내가 관심 있는 웹툰, 드라마, 영화를 주제로. 그래서 처음 M씽크를 시작할 때는 내 개인 글도 한 달에 두 편씩 써보자 하고, 꽤 열심히 썼던 기억이 난다. 금방 무너져 내렸지만...
나는 스스로 꽤 계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일은 나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약속, 혹은 학교-활동과의 약속에 밀리는 경향이 어쩔 수 없이 있다. 마치 매년 1월 1일에 세우는 일기 쓰기 계획처럼. 항상 과제 시즌, 시험 기간이 되면 시간에 쫓기고 일에 쫓겨 약속을 정말 ‘타협’도 아니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나와의 약속도 좀 지켜보고자 할 일 어플도 사용했는데... 과제 시즌이 시작되고 두 달 전부터 계속 아무것도 체크되지 않은 채 내 어플은 지금까지도 멈춰있다.
그런데 엠씽크를 하고 나니 내가 좋아하는 주제로 글을 쓰는 게 대외활동, 곧 일이 되었다. 타인과의 약속이 되니, 이걸 지키는 건 어렵지 않았다. (왜 나는 항상 내가 뒷전인가….)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로 글을 쓰고, (매주 자유 주제와 지정 주제 한 편씩 쓰는 거다) 거기에 검증된 에디터님께 피드백까지 받으니, 이렇게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 싶다. (원고료도 준다) 이런 꿩먹고알먹고 글쓰기가 있나! 사실 바쁠 때 글을 쓰려면 생각도 잘 안 나고 힘들기도 하지만, 포기할 정도가 아닌 적당한 수준에서 (마치 그 시절의 학습지구몽처럼) 나를 훈련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제 끝나면 나는 다시 어떤 핑계로 글을 안 쓸 것인가…?! 방학 때부터는 좀 다시 써보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방송 계열을 지망하는 대학생, 취업 준비생이라면 다들 알 것이다. 얼마나 정보가 부족한지. 찾고, 찾고, 찾아도 신빙성 있는 정보를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취직에 도움 될 정보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대체 뭘 하는지를 알아야 정말 하고 싶은지 아닌지 생각도 해보고, 내가 견딜 수 있을지 가늠도 해보고 할 텐데, 그럴 수 있는 정보 자체가 부족하다.
하지만, M씽크 활동을 하면서 매달 다양한 분야의 현직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분들의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나는 <신비한 TV-서프라이즈> PD님과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았다. 외부 촬영장에서 이루어진 짧은 질의응답 시간이었지만, 질문마다 진정성 있게 솔직히 말씀해주시는 모습이 좋았고, 현직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자세로 작품에 접근하는구나,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는구나, 프로그램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이런 것들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해는 여러 여건상 내 관심 분야인 드라마 PD님, 혹은 작가님과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아서 정말 너무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방송 자체의 생리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방송이 정말 많은 사람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새삼 느꼈다. 아마 예능PD나 기자 등 희망 분야의 선배님들과 만난 친구들은 정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처음 면접을 보러 가던 날이 기억난다. 출입증을 찍고 안내해주시던 에디터님이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무한도전에 자주 나왔던 엘리베이터는 얼마나 성지순례 하는 느낌이었는지, 우연히 보게 된 이유리 배우님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셨는지. 아직도 생생하다.
이것저것 다 신기하고, 새롭고, 떨리고 그랬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방송국에 오다 보니 방송국이라는 곳과 친해지게 되었다.
사실, 방송국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은 매우 한정적이고, 인턴십의 기회도 많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인턴십처럼 실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매우 정말 정말 좋은 경험이지만, 그런 것들은 또 학기 중에는 하기 어렵고, 학년 제한이 있거나 졸업예정자만 뽑기도 한다. M씽크는 저학년 때 할 수 있는 (나는 저학년 때 못했지만….) 훌륭한 방송 관련 대외활동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앞으로는 더 많은 대학생이 하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M씽크 하면서 또 친해질 수 있는 건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이다. 나는 학교에서 방송 관련 학과는 아니었다. 그래서 방송 쪽을 지망하는 친구들을 만나기 힘들었고, 당연히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풀 곳이 마땅치 않았었다. 그런데 M씽크에서는 같은 꿈을 가지고,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 친구들과 앞으로의 진로에 관해 얘기하고, 현재의 관심에 대해 나누고, MBC 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하며 그동안 해소하지 못했던 ‘말하고 싶은 욕구’를 해소한 것 같다. M씽크 활동이 끝이 아닐 거다. 이 친구들과의 소중한 인연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언제 지났나 싶게 훌쩍 1년이 지났다. 떨리는 마음으로 발대식에 간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해단식이라니 아쉬운 마음도 들고, 한편으로는 학기 중 대외활동을 무사히 잘 해내서 뿌듯하기도 하다. M씽크는 MBC와 친해지는 시간이었고, MBC 프로그램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시간이었고, 무엇보다 MBC를 통해 내가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시작할 때처럼 좋은 기억이 차곡차곡 마지막까지 쌓인 M씽크, 활동이 끝난 뒤에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제목처럼 두 번, 세 번은 아마 한 사람은 또 안 시켜줄 것 같지만(ㅎㅎ), 지금 고민하며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