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바이저 요청 이메일을 보내다

CV와 연구제안서 작성

by Young

연구형 석사 과정을 준비하겠다고 마음먹고 나니, 매일이 새로운 과제였다.

내가 목표로 하는 대학교의 연구형 석사 지원 마감일은 8월의 마지막 날.

두 달 동안 본격적으로 준비하려면, 최소한 지도교수님께 컨택하는 일은 6월 안에 끝내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홍콩에서 마지막 수업, 인수인계 등을 하며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 정말 숨 가쁜 나날 속에서도 지도 교수님 컨택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했다.


자, 여기서 왜 석사지원에 ‘지도교수 컨택’ 이 나오는가?를 묻는다면, 바로 코스웍과 다른 연구형 석사이기 때문이다.

수업을 듣는, 즉 거의 내가 학비를 내고 학교로부터 서비스를 제공을 받고(= 수업을 듣고) 지식을 얻어 학위를 따는 코스웍은 내가 학교의 ‘고객’ 입장이기에 학교에서는 “어서오십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연구형 석사는 (박과 과정에 비하면 그 사례가 좀 드물기는 하지만) 지도교수와 논문을 쓰는 것이고 내가 도움이 될만한 보조 연구자여야 한다. 그래서 ‘슈퍼바이저’의 동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온라인으로 슈퍼바이저를 신청할 때는 CV(=Curriculum Vitae, 학력과 경력, 연구 업적을 정리한 문서)와 간단한 연구계획서(Initial Research Outline)를 첨부해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준비해 보기로 했다. 사실 나는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석사진학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해서 너무나 무지했다. CV가 무엇인지도 몰랐었다. 챗 지피티에게 물어서 CV가 무엇인지,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는지 알게 되었다. 연구형 석사나 박사에 지원하고자 할 때에는 CV에 추천인 목록까지 보통은 기재한다는 안내를 보고, 마음속에 언젠가는 추천인으로 좀 부탁드려 봐야지 하고 생각했었던 분들께 그 ‘언젠가’가 지금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연락드리기를 실행했다.

(작년에 그토록 읽었던 자기 계발서에서 ‘행동’ ‘실행’의 중요성이 나와도 실제로 행동을 못했었는데 이렇게 실행을 하게 되니 뿌듯했다. )

강연을 계기로 알게 된 영사님께도 연락을 드렸는데, 정말 흔쾌히 추천을 맡아주셨다. 감사한 마음이 컸다. 또 이 과정에서 이현주 박사님께도 연락을 드렸는데,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어디에 공고가 나서 이력서를 보낸 게 아니라, 그냥 모든 학교에 내 이력서를 돌리며 ‘나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알렸던 이야기를 하시며, 거절과 무응답이 쌓여도 그건 당연한 거니까 실망하지 말고 계속 나아가라는.. 경험담을 통한 당부와 격려도 해 주셨고, 자리가 없어질 위기 속에서도 버텼던 이야기, 당시에 한국어 과목을 홍콩 대학 입시 과목으로 선정되게 하려고 자비로 관계자분들 만나고 했던 것들이 당장 성과가 안 나고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결국은 다 돌아오더라. 내가 찍은 점들이 결국엔 연결이 되더라… 와 같은 경험담을 들려주셨다. 그리고 공부한다는 건 참 좋은 일이라며, 자녀를 키우니, 그리고 젊으니 특히나 공부를 하는 것은 더더욱 좋은 것 같다고 응원해 주셨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마음이 꽉 차올랐다. 이렇게 준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좋은 인생의 조언들을 듣고, 나를 지지해 주는 분들을 만나는 일 자체가 얼마나 귀한 일인가 싶었다.


그렇게 추천인까지 모두 적어 넣어, 거의 완성된 나의 CV를 가지고 한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내 상황을, 이미 내가 꿈꾸는 그 학교와 학과에서 박사과정을 풀펀딩으로 하고 있는 선배에게 업데이트하자, 선배가 나의 이 적극성에 탄복하여 아주 놀랄만한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다음 주에 한국에서 학회가 열리는데, 내가 컨택하려는 교수님이 참석하신다는 뉴스였다.


순간, 몸 안에서 아드레날린이 쏟아져 나오는 게 느껴졌다.

“와… 이럴 수가 있나? 하늘이 망원경으로 나를 지켜보며 도와주는 게 아닐까?”


내가 가진 것들을 다듬어, 얼른 메일을 보내 우선은 교수님 컨택을 먼저 해 보라는 선배의 조언을 받으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준비해 온 것들이 이렇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오다니.


이제 곧,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을 직접 뵙고, 내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드릴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이 내게 하나하나 의미가 되어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조언과 용기를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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