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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hongmin Feb 14. 2016

인턴을 한다는 것

인턴은 이력서 한 줄 채우라고 주는 자리가 아니다

오늘은 알바, 인턴, 정규직 등으로 짧게 나마 5개의 회사를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인턴은 흔히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취업 스펙이라고 불리는 대외활동, 어학연수, 자격증들 중 최고라고 일컬어지곤 합니다. 아무래도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어필하는 자기소개서에 '회사'에서 일한 경험만큼 썰을 풀기 좋은 소재는 없기 때문이겠죠. 거기다 지원하려고 하는 직무와 연관된 인턴이라면 채용 담당자들도 더  눈여겨보기 마련이라 금상 천화! 뭐 이러저러한 이유들 때문에 취업 준비생들은 이력서에 '인턴'이라는 경력 한 줄을 채워보고자 눈에 불을 켜고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인턴이라는 자리가 고작 수십 개의 회사에 지원할 때 내는 이력서 한 줄 채우라고 주어지는 것일까요? 물론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거겠죠 :)



언제나 그랬듯이 인턴의 정의를 살펴보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인턴제 또는 인턴십(internship)은 임시적으로 직업을 수행하는 직업이다. - 위키피디아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인턴은 임시적으로 직업을 수행하는, 즉 직장의 체험판과 같습니다. 예전에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 유저들에게 체험판을 즐겨보게 한 후 '재밌으면 돈을 내고 이용권을 사렴'이라고 한 것처럼 인턴도 해당 직무를 맛보기로 체험해보고, 자기와 맞으면 계속 '고'를 할 수 있는 체험판인 거죠. 이 과정이 왜 중요한지는 아래 기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 신입사원 조기 퇴사 사유 1위?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 

지난해 기업에 채용된 신입사원 10명 중 7명이 입사한 지 1년 안에 조기 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 이들을 대상으로 퇴사한 신입직원의 사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 때문’이라는 응답이 22.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해서’라는 응답도 19.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음으로 △연봉 수준이 낮아서(15.7%) △열악한 근무환경(15.1%) △잦은 야근 등 강도 높은 업무량(11.8%) △비전을 찾지 못해서(5.8%) △타사에 취업(5.1%)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그렇게 오랜 시간 스펙을 쌓으며 들어갔던 직장에서, 생각과는 다른 현실에 부딪혀 퇴사를 하게 되는... 이처럼 비효율적인 상황이 또 있을까요. 이 상황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인턴을 해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전 처음엔 한국광고협회에서 디지털 광고 과정 수업을 들으면서 소셜미디어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좋은 기회를 얻어 홍보대행사의 디지털 PR팀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고 이쪽 분야에 대한 일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긴가민가해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대행하는 회사에도 들어가 두 달가량 일을 했었는데요, 이때 느낀 것은 명확했습니다.

아,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

수업에서 배웠던 간지 터지고 보기만 해도 흥미진진했던 성공 사례들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했고, 대부분 경품 이벤트나 페이스북 광고에 의존했으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은 변화를 싫어하는 고객사들의 반대로 실현되기 힘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사연이 더 있지만 중략하고... 더 해봐도 내가 더 발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회사를 나왔습니다. (완전 100% 제 주관적인 견해임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그러고 나서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일은 취미로만 하기로 했죠.


저 같은 경우는 좀 극단적(아니면 일반적일 수도)인 상황이었지만 해당 직무로 계속 나갔다면 얼마 있지 못하고 다시 나왔을 겁니다. 관련된 일을 해보면서 해당 직무에 대한 자체 평가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리고 인턴은 경력, 경험 이전에 또 하나의 기회입니다. 채용을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을 믿고 뽑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람이기에 서류를 보고 2~3차씩 면접을 보고, 심지어는 정직원이 되기 전에 3개월 정도의 수습기간을 두고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짧으면 3개월, 길면 6~12개월 옆에서 지켜봐 온 사람이라면 인사담당자는 믿고 뽑을 수 있겠죠.(물론 애초에 잡일이나 시킬 요량으로 인턴을 뽑는 기업들은 제외) 


물론 직원을 채용할 여력이 안 되는 회사의 경우 인턴생활을 잘 해내도 채용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레퍼런스 체크인데요, 우리말로 바꿔 말하면 '평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세상은 좁다고들 말하죠. 업계는 '더' 좁습니다. 

A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B 회사에 지원을 하게 되면 B 회사는 A 회사에 레퍼런스 체크를 하게 됩니다. 이때 A 회사에서 욕은 고사하고 '저 친구 일할 때 그저 그랬어요'라는 말만 나와도 B 회사는 지원자를 뽑을 마음이 싹 사라지겠죠. 현재 인턴을 하고 있는 회사에서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업계의 경우 회사 간 친분이 있는 경우가 많아 추천으로 인한 채용이 많기도 하죠.



제가 생각해 왔던 '인턴'이 중요한 이유를 적어봤습니다. 물론 혹자는 '다 아는데 인턴 자리 하나 구하기가 쉬운 줄 알아?'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이런 말을 해드리고 싶네요.

정말 간절하게 구해보셨나요?

우리나라엔 대기업만 있는 게 아니며 모든 기업이 다 채용공고를 올리는 것도 아닙니다. 최소한 간절하다면 자신이 일 해보고 싶은 회사를 찾아서 인사담당자나 대표에게 이력서라도 내밀어보세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


헤더 출처 : Matthew Wi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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