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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리인 Jan 11. 2023

덕분에 많이 배웠어요

성장으로 이끄는 이들

 

 어느 책에서 ‘사람, 책, 여행이 사람을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글을 보고 크게 공감한 적이 있다. 모두 중요하지만 영향력을 보면 역시 사람이 가장 크지 않나 싶다.


 직장에서도 성장으로 이끄는 훌륭한 이들을 만나게 된다. 같이 일한 상사(上司)의 대략 절반 정도는 뜻이 맞았는데, 업무와 직장생활,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져서 큰 도움이 되었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미소로 반가이 맞이할 고마운 분들의 이야기를 꺼내 본다.



#1  존경하는 선배들


 첫 번째 팀장을 할 때 상사였던 K선배는 인격자였다. 대다수 임원들이 권위주의적이고 지시 일변도였는데 선배는 달랐다. 온화한 미소와 존대가 인상적이었다.


 업무적으로는 섬세했지만 항상 의견을 듣고 열린 자세로 경청하는 것이 남달랐다. 자신을 어필하기보다는 회사를 생각하고 후배들을 배려하는 따뜻함이 있었다.


 상품개발 업무가 복잡하고 광범위해서, 그분이 없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합리적인 마인드와 경청하는 자세, 다른 부문까지 넓게 보는 시각 등 배울 점이 많은 선배였다. 결재를 들어가는 발걸음이 늘 가볍기만 했다.


 몇 해 전 은퇴한 선배와의 모임이 있었다. ‘가족들 식사를 준비하는 일상이 즐겁다’는 선배의 말에 모두들 따뜻한 미소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초임 대리 시절 함께 했던 J선배도 고마운 분이었다. 숫자에 강하고 업무의 디테일을 추구하는 분이었다. 


 현업 경험이 없던 나에게 ‘청구 입금 정산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보라고 했는데 덕분에 업무 숙지는 물론, 프로세스와 시스템 등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빈틈이 없고 깔끔한 업무처리와 스마트한 판단력이 돋보여 주요 부서를 거쳐 예상 대로 임원이 되었다. 몇 년 후, 큰 프로젝트를 경쟁사에 뺏긴 적이 있었다. 굳이 실패 책임을 자청해, 사직서를 낸 선배를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


 실력은 누군가는 알아주는지라, 스스로의 힘으로 중소기업의 임원을 거쳐 CEO를 하고 있다. 그 가르침 덕택에 함께 했던 많은 후배들이 팀장과 임원이 되었다. 지금 CEO를 하고 있는 그 기업의 변화가 궁금하다.   


 영업을 총괄했던 L선배도 기억에 남는다. 합리적이고 업무에 정통한 분으로 유명했다. 신사업 업무로 어려움이 많았을 때, 답답한 마음에 찾아갔다. 일면식도 없는 후배지만 편안하게 대해 주고 해결방안을 같이 고민해 주었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겸손과 유머를 장착한 분이기도 했다. 시장을 바라보는 혜안도 탁월한 진정한 실력가였다.


 지금도 다른 기업에서 2인자로 여전히 실력을 발휘 중이다. 오래전 식사를 하면서, ‘같이 근무했다면 참 즐겁게 했을 텐데’ 하고 새삼 생각했다.    




#2  재미있게 하라고 했잖아요


 훌륭한 선배들 영향으로 업무를 대하는 태도와 시각, 직장생활에 대한 방향을 정립할 수 있었다. 대리 마지막 해에는 '관리자가 되면 이렇게 해야 되겠다'는 나름의 기준을 세워 ‘관리자 10원칙’을 만들어 실천하기도 했다.


 회의는 1시간 이내, 생일 축하 선물하기, 이벤트 적절히 활용, 직원 교육에 힘쓰기, 변화 주도하기, ‘칭찬은 여럿이 보는 앞에서 꾸중은 혼자 있을 때’, 출퇴근 빨리하기, 공사 구분 철저 등이었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마케팅 부서에 있을 때회사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최고 전문가에 부탁해 디테일한 실전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했고 영업, 마케팅 교육을 수시로 직접 하기도 했다.


 또한, 상담업무 직원들 대상으로 고객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게 하거나 전문강사를 초빙해 메이크업 교육도 했다.


 지점 근무 시에는 홍대, 성북동, 합정 등 주요 지역과 특정 점포를 지정해 서비스를 경험하게 한 후, 마케팅 관점의 시사점들을 발표하고 이를 공유하게 하기도 했다.


 일상 업무에 지쳐 있는 직원들에게 타업종 탐방을 통해 시장의 흐름과 마케팅을 체감하게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커서 놀랐다.

 

 

 요즘은 쉽지 않지만, 덕수궁, 남대문이나 이동 시간을 고려해 건물 빌딩 옥상 정원에서 도시락 데이를 하기도 했다. 또, 워크숍도 회식 중심 일변도를 벗어나 영화, 연극, 스포츠 관람에 가족을 위한 경품 이벤트를 가미하는 등 재미를 추구했다.


 직원들이 라테 이야기를 하면,


 “늘 재미있게 하라고 했잖아요.”, “그때 일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라고 한다.


 좋은 선배들 영향으로 직원들과 더불어 즐겁게 일하고 같이 성장하기를 바랐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면 다행이다.


 직장생활은 매 순간이 문제와 해결이다. 효과적으로 빨리 해법을 찾으려면 걸맞은 역량과 수준이 필요하다. 직장인과 인간으로서의 성장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고마운 분들이 주변에 있다면 눈여겨보고 배워보자.


 살면서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직장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 성장에 도움을 주고, 학창 시절의 친구를 뛰어넘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여러분의 성장에 도움을 준 고마운 분은 누구인가?



이미지 출처 : 제목 - tvN 미생  #1 #2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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