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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리인 Jan 18. 2023

스트레스 유발자들

불합리&무례 노노


권력은 오래가지 않는데

 

 어느 날, 참다 참다 폭발해 사표를 던지고 사무실을 나온 적이 있었다. 어려운 업무인데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사와의 갈등이 극에 달한 것이다.


 인사팀장과 선배 몇몇이 만류차 찾아왔다. 술을 진탕 먹고 설득 끝에 결국 마음을 다잡았다.


 직장인은 누구나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 또한 업무와 상사로 인해 번아웃대상포진을 몇 차례 경험하기도 했다.

 

 직장인 86.7%가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고, 상사 동료와의 인간관계(25.2%), 과도한 업무량(23.7%)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한다.

(벼룩시장, 직장인 1255명 조사)


 나의 경우도 요구 수준이 높거나 업무량이 많아 화장실 갈 때가 쉬는 시간일 정도로, 머리가 멍했던 적도 많았다.


 특히 힘들었던 것은 일부 상사의 불합리한 지시와 무례함이었다. 불필요한 일을 시키거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에 거부감이 컸다.




#1  시킨 대로 하라고


 영업을 총괄하는 A임원은 자기 말이 법이었다. 안 해본 일이 없고 다 잘 안다는 스타일이었다. 깊이도 없는데 아는 척은 많이 하는 유형이었다. 강압적인 지시와 인격무시가 가징 큰 문제였다.


 팀장들이 결재만 들어가면 사색이 되어 나왔다. 험한 이야기로 박살을 내고 몰아붙였다. 만만하게 보였던지 유독 공격을 당했던 팀장 하나는 큰 병에 걸리기도 했다.


 마실 나온 것처럼 뒷짐을 지고 우리 팀 쪽으로 오는 것이 보이면 바로 긴장모드가 발동된다. 수십 명의 직원들이 있거나 말거나,


 “너네 팀 제대로 하는 거야?" 


 "맘에 안 들어, 이리 들어와 봐”


 직원들의 의미심장한 시선이 느껴진다.


 ○○시장에 대해 2일 내로 보고하라고 한다. 내가 자신 있는 분야라,


 “작년에 검토한 내용인데 수익성과 운영 Risk 차원에서 실익이 없습니다.”


 조목조목 설명하니, 바로 큰 소리를 지른다.


 “네가 그렇게 잘 알아? 하라면 하지 뭐 그리 말이 많아”


 다른 팀장들은 다들 고분고분한데 신참 부장이 말대꾸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안 해도 될 일인데,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답답하기만 했다.   



 언젠가는 간단한 결재를 들어가 한 시간 동안 깨진 적도 있었다.


 ‘이게 저렇게 핏대를 올릴 일인가?’ 어이가 없었다.


 꼬박꼬박 의견을 이야기하고 굽히지 않았더니, 어느 순간 업무적인 압박 강도가 약해졌지만 오만함과 무례함은 여전했다. 많은 날 직원들을 고생시킨 것을 생각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다.  



#2  영업 일지를 쓰라고?


 마케팅기획을 하면서 영업사원을 위한 영업시스템을 개발한 적이 있었다. 가맹점의 고객과 매출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매출 신장을 위해, 아이패드를 활용해 영업을 하게 했다.


 가맹점의 할인 쿠폰 등 오퍼를 제공받아 신규고객 유입을 돕도록  것이다.

  

 시스템을 접목하고 최초로 아이패드를 활용한 영업방식이라 그런지 생각만큼 정착이 되지 않았다. 당시 영업총괄인 B임원이 인상을 쓰며, 한 소리 한다. 직선적인 스타일로 유명한 이 답게 매섭게 이야기한다.


 “지점 직원들이 잘 안 움직이면 매일매일 어떻게 영업시스템을 활용했는지 영업일지를 쓰도록 해야지. 뭐 하는 거야?”

 

 순간 귀를 의심했다.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하는 상황에 백 명이 넘는 영업사원에게 매일 일지를 쓰게 하라, 발상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업무량이 많은데, 오히려 반발만 사는 일을 할 수는 없었다.


 처음 하는 시도이니 조금 시간을 달라고 했다. 진행 중인 우수영업 사원 시상 등 성공사례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파,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간신히 설득했다.


 영업사원 대상 매뉴얼을 실전용으로 제작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업종별 성공 사례와 영업 멘트 등 핵심 포인트, 영업 스킬 등을 실었고, 앞부분에는 B임원 이름으로 독려 글을 썼다.


 매뉴얼을 보여 주니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지나친 스트레스는 짜증을 유발하고 의욕을 저하시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 무기력해지고 두통과 만성피로를 유발하기도 한다. 나아가 퇴사를 불사하는 일도 있다.


 어떻게든 해소해야 한다. 큰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동료 등 지인과의 대화, 운동, 취미생활 등으로 치유하자.


 좋은 글귀와 영상도 인내 근육(?)을 단련시키는 힘이 된다. 결국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믿음을 갖고 부딪혀 나가자.


 어렵겠지만 때로는 유체이탈처럼 떨어뜨려 놓고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자. 나의 경우는 부족하지만 세 가지 생각을 하며 참기도 했다.


 첫째, 모든 것이 순간이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어 오지 않았던가, 결국 이 또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둘째, 지금의 스트레스는 다른 이들이 겪는 수많은 어려움에 비하면 약하지 않은가?


 셋째, 지금의 고통이 나를 더 단련시킬 것이다.


 극복이 쉽지는 않았지만 힘들 때마다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본연의 자기 자신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스트레스 극복 비결과 지침을 만들고 다듬어보면 어떨까?



이미지 출처 : 제목 – 일본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Newsway  #1 #2 – 픽사베이


#태도 #경청 #존중 #커뮤니케이션 #상사 #리더십

매거진의 이전글 덕분에 많이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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