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때문에 못해 먹겠어.
#1
어느 날, 사무실 앞쪽 객장 쪽이 어수선하여서 귀를 세우고 들어 보니 지점 소속 영업사원 팀장이 내 욕을 하는 거 같았다.
‘이건 뭐지’ 하고 당황하면서도 자연스레 귀를 기울였다.
“새로 온 부지점장 놈 때문에 못 해 먹겠어” “모르면 가만히 있지, 왜 사사건건 간섭이야?” “내가 다른 곳으로 가던지 해 야지, 타사로 내가 가면 누가 아쉬운 지 그것도 모르나?”
출처 : 픽사 베이
계속 객장에 있는 직원에게 구시렁대며 불만을 이야기하며 소란을 피워 대니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 나가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순간 멈칫하면서 이야기할 틈도 안 주고 적대적 분위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문을 발로 빵 차고 나가고 말았다.
어이도 없고 화도 나고 “대체 왜 그런 거냐?” 하고 물어보니, 새로 부임한 내가 이것저것 종전과 다른 변화를 시도해서 그런 거 같다고 한다. 화를 겨우 참고 자리에 앉아 곰곰이 정리를 해 보았다.
우리 지점은 영업팀이 겨우 2개 팀이었고, 2개 팀 모두 다른 지점과 다르게 팀장이 남성이었고 각 5~6명의 구성이었다. 불만을 토로한 A팀장이 지점 실적의 70%를 좌우하고 있었다. 타 지점은 팀이 4, 5팀 이상이었고 인원도 두세 배나 되니 게임이 안 되는 싸움이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실적이 저조하니, 비용 등 지점의 지원이 A팀장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그의 목소리가 높았고 그런 분위기가 상당기간 굳어졌던 듯하다.
그런데 새로이 부임한 내가 실적과 영업 신장률, 영업사원 충원 등을 기준으로 비용 등 지원을 하겠다 하니 종전에는 A팀 중심으로 대부분의 지원을 받던 그로서는 불만이 폭발했던 것이다.
말도 안 되는 행동을 쉽사리 할 정도로 영업사원에게 끌려 다니고 있었던 지점 상황을 연초부터 뼈저리게 경험할 수 있었고 그날의 사건은, 그 순간은 아팠지만 당장은 ‘그래 어디 해보자’ 고 다시금 의지를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
#2
마음을 단단히 먹고 A팀장 하고 면담을 통해 영업방향과 그에 따른 시책 등을 공유하고 이해를 구하였다. 역시 예상대로 반발과 기술적(?) 태업으로 반기를 들었다. 1주일에 하루 이틀 일하고 나머지 날들은 아예 나오지도 않기도 하고, 조회 때 분위기를 흐리는 등 방법은 다양했다.
출처: 픽사 베이
당연히 영업 실적은 여전히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것은 당시 지점장님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직속 상사의 스트레스는 없었다.
(결단을 내려 내치려고 하지 않고), 아니 사실 실적 때문에 내칠 수도 없었다. 목표 달성을 못하는 몇 안 되는 지점 중 하나였으니 말이다.
흔들리지 않고, 철저히 실적과 기여도 중심의 나름의 원칙으로 계속 운영했고 결국 A팀장의 입지와 영향력은 계속 줄어들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외부에서 능력 있는 팀을 속속 영입하자, 몇 달 못 가서 지점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영업 일선에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직접 경험하자, 하루하루 시간이 감에 따라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다. 인력의 양과 질은 물론, 팀 구성과 숫자 등 영업구조의 개선이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강인한 영업조직으로 연결된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를 위해 비용 지원, Promotion 운영, 사은품 제공 등 제도와 시스템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갔다.
출처: 픽사 베이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당시, 현실과 타협(?)을 하여 종전 방식대로 특정 팀 중심의 운영을 했다면 유지하기는커녕, 갈수록 그들에게 휘둘리고 급기야 자존심도, 일에 대한 보람도 다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명확한 방향성 하에 생각한 바 대로, 마음을 굳게 하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개선해 갔던 것이 영업 초심자로서 영업에 대한 자신감과 업무 방식 형성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듯하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