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선수가 되었네

보람편 01

by 궁리인


#1 이렇게 잘할 줄 몰랐쥬?




몇 년 전에, 예전에 근무했던 지점으로 발령을 받고, 반갑기도 하고 또 얼마나 변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첫 주에 영업소를 방문하고 인사를 나누다 보니 여전히 반가운 얼굴들이 나를 반겼다. 그중에서도 특히 나를 반긴 영업사원이, 8년 전에 신입으로 왔던 이 팀장이었다.


“지점장님 잘 오셨어요. 저 수민이에요. 제가 이렇게 잘할 줄 몰랐쥬?”

소식은 들었었지만 막상 얼굴을 보니 고맙고도 대견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은근한 자신감과 긍정의 기운이 활짝 웃는 미소와 당당한 말투에서 자연스레 베어 나왔다.


현장에서 많은 보람이 있지만 그중 가장 큰 보람은 신입을 육성해 어엿한 중견 영업사원으로 키우는 일이다. 어려운 영업환경에서 쉽지 않은 사례로, 이 팀장이 바로 그 본보기였다.


훌륭하게도, 팀장으로서도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었고 본인 실적 또한 지점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가 되어 있었다.


8년 전, 그가 영업사원을 하겠다고 왔을 때를 생각해보면 좀처럼 상상이 안되었다. 자신감은커녕 목소리는 기어들었고, 상대방의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다. 가정주부로 가계에 도움이 되려고 나왔는데, 영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한 달도 못 버틸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한 달 두 달 잘 버텨냈다. 그 모습이 안타깝고도 기특했다. 다른 사람보다 판촉물 하나라도 챙겨주려고 더 마음 써주고, 티 나지 않게 다른 이보다 더 아는 척(?)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그가 먼저 다가와서 반갑고 감사했다고 이야기하니 얼마나 고마운지, 이것이 영업인의 보람 중 하나라고 새삼스레 다시금 생각했다.



#2 글쎄요 목표의식 아니겠어요?





문자 그대로 출중한 영업사원이 있었는데, 바로 김 사원이었다. 시원스러운 인상의 그녀는 남편이 공무원이었는데, 자신도 뭔가 활동적인 일을 해보겠다고 처음으로 영업에 도전했었다.


적극적인 성격이었고 매사에 빨라서 기대가 컸지만, 그리 잘할 줄 몰랐다. 3개월 만에 평균 이상의 실적을 보여주더니, 1년 지나니 다른 이 보다 4, 5배의 실적으로 워낙 탁월하였다.


세월이 흘러 경쟁사에서 1위를 한다고 들었는데, 어찌어찌해서 다시 우리 지점으로 영입하게 되었다. 십여 년 만에 다시 만나니, 그야말로 군계일학이 되어 있었다.

이제 업계에서도 유명한 초절정 고수가 된 그녀가, 너무 놀랍기도 하고 반가워서


“도대체 그 비결이 뭐냐?” 고 어느 날 작정하고 물었다.

“참 지점장님도... 무슨 비결이 있겠어요? 글쎄요. 굳이 찾자면 목표의식 아니겠어요?"


"그날 정한 목표를 다하지 못하면 부족한 부분을 그다음 날 목표에 추가해서 어떻게 하든 한 달 목표를 달성하는 게 비결인 것 같아요”

"하루 5건 계약을 해야 하는데 2건밖에 못하면 다음 날은 목표가 8건이 되는 거예요"

"목표 달성하려면 그만큼 더 시간을 투자해야 되니 그날은 자연스레 영업시간이 늘어나게 돼요"


결국 영업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가 더 중요했던 것이다.


“그 덕에 제가 원하는 집을 살 수 있었어요”

긍지와 뿌듯함을 뽐내며 얘기했다.


“근데 다 좋지만은 않아요. 쉬는 날 집에서 쉬고 있으면 남편이 힐끗거리는 게 느껴져서 왜? 하고 물어보면, 아니 오늘은 일 안 나가나 싶어서… 애는 내가 봐줄게… 하면서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비결이었다. 마케팅 책 등 이론서에서 흔히 얘기하는 목표의식의 살아 있는 교본이 우리 영업소에 있었던 것이다.


#3


이번에는 내 얘기를 슬쩍해볼까 한다. 증원 성과는 영업소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다. 온라인 중심의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대면영업의 난이도 증가, 타업종과 경쟁사 등으로 영업사원들의 잦은 이동과 이탈은 우리네 영업 관리자들을 갈수록 어렵게 만들고 있다.


몇 년 전 화장품 영업소를 방문하고 상상 이상의 규모와 인력에 크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 대여섯 군데를 방문했는데, 그중 적은 곳은 40여 명이었지만, 130여 명 되는 곳도 있었다. 평균적으로 70~80명은 되는 것 같았다.


인력 구성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였는데, 영업조직답게 생동감과 활력이 넘쳤다. '이것이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의 경쟁력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우리 지점의 영업조직을 생각하며 부러움과 고민이 함께 교차하였었다.


환경변화를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업종과 업계의 우수사례를 찾아보고,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하는 증원 활동이 돼야 한다.


영업 초심자든, 경력자든 결국 정성과 진정성 있는 노력이 성공적인 증원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물질적 조건에 따라 좌우되는 경력자 영입도 비슷한 조건이면 증원에 대한 의지와 열정에 움직이는 경우를 많이 봤다.


tvn 인기 프로그램인 <유퀴즈>에서 주류업계 유일한 여성 지점장의 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경쟁사와 사실상 계약이 다 끝났는데, 부산까지 내려가서 영업을 도와 드리면서 마음으로 다가가서 결국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어요"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영업이 어려워져도 우리 영업관리자들은 언제나 그랬듯 마음을 다잡고 더 고민하고 발 빠르게 실행해야 하지 않을까?


작은 것부터 지금 바로 행동해보는 건 어떨까?


작가의 말 : 보람편은 7편 예정입니다.


이미지 출처 : #1 KBS #2 게티이미지뱅크

매거진의 이전글그때 그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