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순풍에 돛 단 듯이
대형 지점에서의 일이다. 고액 상품 판매를 강조하던 시기였는데, 지점 실적이 부진하여 경력자 스카우트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실적에 비례해 비용 지원 등의 시책을 내걸었다. 영업소장의 열의가 더해져서 마침내 업계의 우수 영업사원을 스카우트해 생각보다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면담을 해 보니 차분한 여성이었으나 영업력이 느껴져서 기대가 되었다. 영업력이 발군인 회사 출신이라 그런지 아니나 다를까 남다른 실력 발휘를 해 남보다 몇 배나 되는 실적을 올려주었다. 덕분에 지점도 전국 1, 2위를 다투게 되어 한 시름 놓았다 싶었다.
#2 첩보영화의 한 장면이
서너 달 지났던가? P영업소장이 굳은 얼굴로 상의드릴 게 있단다.
“지점장님 K주임이 스카우트 미팅할 때, 언급한 지원 내용과 얘기가 다르다고 돈을 더 달라고 합니다. 응하지 않을 경우, 대내외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겠답니다.”
“아니 그 당시에 P영업소장과 약속된 금액대로 하면 되잖아? 왜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거지? 처음부터 금액 부분을 명확히 하지 않았어?”
“예, 저도 그 부분에 신경을 썼는데요. 계약 시에 조건을 잘 마무리한 상황에서 더 요구를 하길래, 목표 추가 달성 시에는 상황을 보자는 식으로 지나가는 말로 지원을 하겠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어? 이거 상황이 꼬였는데’ 생각이 들었다.
놀랍게도 그 영업사원이 녹취 파일을 들려줬는데, 소장 자신이 추가 금액을 얘기한 게 맞더라는 이야기였다.
순간 돈이 걸린 문제인데도 명확히 명문화하지 않은 소장에 대해 ‘그렇게 강조했건만’ 하는 생각 보다도, 당시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녹취를 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녹취를 한 거지? 뭔가 이상하지 않았어?” 하니 전혀 몰랐단다. 나중에 물어보니 볼펜형 녹음기로 했다고 하더란다.
‘아니 무슨 첩보영화를 찍는 것도 아니고...’ 놀랍기만 했다. 안 그럴 거 같은 사람이 그랬다는 사실에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
그러나 뱉은 말이 있는 지라 당연히 지급해야 했다. 지점 입장에서는 실로 심각한 일이고 빨리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비용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 P소장도 목표 추가 달성은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큰 금액을 언급했던 것이다. 이런 일은 스피드가 중요한지라, 우여곡절 끝에 부랴부랴 어렵게 돈을 마련해 간신히 매듭지었다.
슬슬 영업에 자신감이 생기던 때 브레이크를 밟는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3 디테일이 정답
나중에 생각해 보니 ‘전문 타짜한테 당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했지만 그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중요한 조건에 대한 것이므로 나름의 대비책이었을 것이다.
이런 뼈 아픈 경험으로 영업사원과의 공적인 대화, 특히 돈과 관련한 내용은 명확하지만 간결하게,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도록 염두에 두고 챙기라고 강조하게 되었다.
급한 마음에 우선 스카우트에만 집중하여 서두르기보다는 비용과 직결되는 스카우트 조건에 대해 디테일하게 명문화하는 것이 문제의 씨앗을 없애는 것이다.
스토브리그에 들어서 프로야구도 연봉 계약을 둘러싸고 팀과 선수간에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이닝 수, 타석 수 등 지나칠 정도로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명문화한다.
이 조건 하나하나가 계약과 이후의 연봉 지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구단이나 선수나 민감할 수밖에 없고, 심한 경우에는 감정이 상하거나 팬심이 돌아서기도 해서 계약이 결렬되기도 한다.
이처럼 철저하게 디테일을 추구할 때,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고 우리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일 것이다.
부족한 점은 없는지, 조건 등 내용은 허술하지 않은지,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지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또 기간과 연동하는 지급 방식으로 비용 투입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 또한 습관화해야 할 것이다.
영업소 운영은 종합 예술이라 생각한다. 이를 이끌어가는 영업소장으로서는 항상 정교함을 추구할 때 진정한 영업 고수로 거듭날 것이다.
(다음에 계속)
이미지 출처 : 제목 - SBS 스토브리그 #1- 픽사베이 #2 - 이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