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긴 안목으로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시즌을 대비해 전력을 보강하는 스토브리그에 들어섰다. 시즌 못지않은 흥미 있고 기대에 찬 화제성 기사가 연일 계속된다. 팬들은 실망을 금세 던져 버리고 기대와 희망으로 새 시즌을 고대한다. 한 해 성적으로 몇 배의 연봉이 오르내리는 선수들도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 해가 달라진다.
신인 육성은 물론 전년 성적을 진단하고 포지션별 개선점을 찾아, 필요시에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타 팀의 우수선수를 영입하기도 한다. 투수들은 새로운 구종을 연마하고, 야수들은 평소 미흡했던 수비 보강을 위해 녹초가 될 정도로 코치의 볼을 받거나 장타 양산을 위해 타구 발사각을 조정하는 등 고민과 실행의 시기인 것이다.
연말 연초 기업들도 인사 시즌이라 변화로 요동치는 시기이다. 새롭게 영업소장으로 발탁되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의 영업소로 발령받기도 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영업 환경 속에서 영업소장은 우선, 영업소의 실상을 명확히 진단해 강약점을 분석하고 영업소의 개선점을 도출해야 한다. 이어서 그에 따른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일관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튼튼한 조직으로 만드는 길이다.
이를 위해 조회, 목표관리, 회의, 면담, 프로모션, 이벤트 등 업무 항목별로 철저한 스킬 업과 디테일한 실행이 성공 영업을 위해 필요한데, 실전 업무 스킬 제고를 위한 회사 차원의 교육 등 지원과 시스템이 미흡하여 아쉬운 경우가 많다.
영업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영업소장들은 실적과 영업소 운영 전반, 영업사원 관리 등 원래의 계획과 생각처럼 되지 않아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하루하루 실적이 게시되는 상시 경쟁 속에서 팀원이나 동기에게도 고충을 털어놓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제대로 보듬어 줄 때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1 실전형 직무교육
영업에서 다시 교육부서로 갔을 때다. 팀장은 전적으로 믿고 일임을 해줬고, 영업현장에서 경험한 바를 마음껏 교육과정에 접목할 수 있어서 하루하루 즐거웠다.
직무 교육과정 개발, 운영 등 평소 생각한 바를 적용해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실전형으로 만들었다.
마케팅 과정들을 만들 때는 강사로 오는 젊은 교수들에게 이론을 접목해 적용 가능한 이런저런 실제적인 내용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강의 전에 주문했다. 강사진에게 일임하는 통상의 교육과 다르게, 강의안을 사전에 받는 등 충분한 교감을 했다.
나중에 어떤 교수는 이런 나의 요구가 마치 형사에게 취조받는 기분이었다고 농담 삼아 말했다. 회사의 실제 상황과 현실을 짚어주고, 사례 하나도 회사의 내용으로 했으니 강사나 교육생이나 만족도는 단연 최고였다.
그만큼 직원들이 교육받은 바를 실전에서 활용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자칫 이론 중심 내용으로 흘러가는 것을 지양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도 직무교육은 성과 창출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3대 목표로 <현장 중시> <역량 강화> <성과 창출>을 내걸었다. 한참 시간이 지났음에도 나와 같이 일했던 후배가 아직도 이를 명확히 기억하는 것을 보고 서로 웃음을 지었다. 실전형 교육과정 중 하나가 업무별 전문가 과정이었다.
고객 유치 분야 전문가 과정도 당연히 개발, 운영했는데 교육생은 회사에서 내로라하는 소수 정예인력을 대상으로 했다.
그 커리큘럼 중 하나에 유명 보험사 J소장을 초빙해 강의를 청한 적이 있었다. 이 보험사의 부진 영업소 지원방안을 기사로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운영 방식을 직접 듣고 싶었고, 우리 고객 유치 핵심인재들에게 방향을 제시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
#2 영업소장 과외수업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기간 실적이 침체상태인 부진 영업소가 발생하면, 본사 차원의 지원인력이 3개월 정도 해당 영업소에 배치되어 함께 한다는 것이었다.
부진한 영업소장의 스트레스는 하루하루 버텨내기 힘들 정도인데, '이런 제도적 지원책은 큰 힘이 되겠구나' 하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고, 교육생들도 눈을 반짝였다.
본사의 지원인력이 아침 조회 운영부터, 면담, 실적 관리, 환경 조성 등 영업소 운영 전반에 걸친 지원 및 가이드를 제시한다. 조회부터 직접 시범을 보이고, 다음에는 영업소장이 하도록 해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개선하게 한다.
해당 영업소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약점을 진단, 처방책을 제시받고 고수의 방식을 속속들이 눈앞에서 직접 경험하니 그야말로 과외수업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영업소의 컨설팅 이후, 실적 개선도에 따라 본사 지원인력의 성과 또한 측정되고 이에 따라 지원인력의 연봉도 책정된다고 하니 참신하고 놀라웠다.
별도의 자체 영업 컨설팅 조직 운영과 그 방식은, 아무리 대규모 영업 조직을 운영한다 해도 참 부러울 따름이었다. 회사의 상황과 업무 내용을 가장 잘 아는 동료의 컨설팅이므로 훨씬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것이다.
상당히 과학적이라고 여겨졌다.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처방전을 본사가 제시해 주고 같이 개선하는 것이었다.
'역시 대형 보험사는 체계적이고 제도적으로도 잘 되어 있구나.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는, 영업에 대한 본질적 접근을 하는구나’ 하고 공감했고, 이런 훌륭한 철학을 접목하려 노력하게 되었다.
영업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과 접근은 질적 차이를 만든다. 이와 같은 훌륭한 시스템은 영업소장에 딱 들어맞는 또 다른 직원만족 제도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에 계속)
이미지 출처 : 제목, #1 - tvN 미생 #2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