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영필 Zho YP Mar 18. 2021

목련

조영필

목련


1
온 누리에 자욱히
그리운 듯 아련한
온기가 내려
허물어진 마음
모두 모아
가늘게 떠는
바람에 실어
애틋이 스며오는
슬픔을
청순한 나래 속
단정히 매듭지어 놓고
싱그럽게 비쳐오는
봄날 아침에
살짝 풀어 헤친
간절한 애원


2
이제 숨찬 노을이 슬며시
또 그를 가리는
서글픈 구름 아래
어슴프레 짙어가는
풀밭 사이로
슬기로이 초연한
목련 하-얀 그루
세상에도 한없는
시냇물처럼
그 꽃송이도
나를 위함이 여럿
감히 그
성스러운 정기를
은색의 미소로
후련히 비추누나





(1980년)

매거진의 이전글 소 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