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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Mar 18. 2021

해변의 모델

조영필

해변의 모델




한쪽 다리는 길게 빼고
한쪽 다리는 살짝 잡아당겨
해변의 감미로운 소음이 쏟아지는
활을 만든다

모래알 속에 숨은 그늘과
비산하는 거품들
목마른 낙타의 시선이
원색의 하늘을 어지럽힌다

느릿느릿 카메라의 앵글이 돌아가면
매니큐어를 칠한 더듬이가 무료하게도
야자유를 발라댄다
수액이 껍질이 될 때까지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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