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필
소 3
그에게는 유행(流行)이 없다
주술(呪術)처럼 마주한 두 뿔이 있다
황금 술잔을 마신 알리바바는
이 자부(自負)의 능선 어디에서
참깨를 턴 것일까
잘 익은 보리가 순한 도깨비를 기른다
너무도 열렬한 비상(飛翔)에의 꿈이
우스웁게 나풀거린다
귀고리는 어울리지 않아요 하며
바위산을 걸머지듯
뿌리 내린 코뚜레
그에게는 유행(流行)이 통하지 않는다
제 덩치를 아지 못하는
풀빛 잔잔한 호면(湖面)
겁 많고 죄 없는 뒷걸음질에
가면(假面) 쓴 억지가 달아난다
너절한 고백(告白)이 숨는다
맷돌을 간다
풍년가(豐年歌) 소리 흥얼대며
물레를 돌린다
생...로...병...사...
김이 오르는 탑상(塔上)에
쇠똥구리가 금반지를 끼운다
쇠파리는 쫓지 못해도
심우도(尋牛圖)를 낚은
강태공(姜太公)의 기-인 꼬리
짧고 요란한
유행(流行)의 꼬리를 혼내거라
(199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