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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Mar 18. 2021

농촌 활동

조영필

농촌 활동

 



산을 낀 노을하늘은 점차 불그레하다


하루를 채워온 숱한 빗방울도

짙어가는 산록의 푸르럼 위로

보조개 산뜻한 구름을 띄운다


논일을 하고 진흙투성이 지친 몸을

이제 깨끗이 씻은 치들도

마음만은 하늘의 젖가슴에 안기고 싶다


해는 서산으로 지기 전

그 따사로움으로 대지를 두루두루 감싸고

감쪽같이 우리를 서운케 한다


황혼을 즐기며

고요함보다 뿌듯함을

누가 또 함께 알아볼 것인가


이글거리던 땅의 손끝 모으고

잡풀처럼 질기게 얽힌 사람들




(1985.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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