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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Feb 11. 2020

여래의 첫 제자

조영필

싯달타는 무상정등정각의 깨달음을 얻어 여래가 되었다. 여래는 범천의 거듭되는 간청에 의해 중생들을 제도하기로 한다. 그리고 여래는 누구에게 맨 처음 설법을 할 것인가 생각한다.


처음으로 떠올린 사람은 알라라 칼라마와 웃다카 라마풋다로 그에게 선정을 가르친 스승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이어서, 다시 다음으로 바로 교진여 등의 다섯 비구를 그 첫 설법의 대상으로 정하였다.


그들은 원래 웃다카 라마풋다의 문하에서 고타마와 함께 수행을 한 동료였고, 고타마가 그 교단을 나올 때도 따라 나왔으며, 고타마와 함께 니련선하 근처 가야산에서 고행을 하던 동료 수행자들이었다. 여래는 그들을 찾아가 사성제와 팔정도를 설하였다. 이 초전법륜에서 바로 깨달아 아라한이 된 이가 교진여이었다.


이것은 경전의 기록들이다. 그런데 왜 이 단순한 사실에 주목하는가? 그것은 불법(부처님의 가르침)의 수용성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깨닫는다. 그들은 바로 싯달타와 선정을 함께 하였고, 또한 싯달타와 고행을 함께 한 동료들이었다. 그들은 바로 ......


고타마가 고행을 시작할 때의 수행의 기본적인 태도를 한번 살펴보자


'사문이나 바라문들 중에는 몸과 마음이 방일하고 탐욕스러운 생활을 떠나지 않고 욕망을 버리지 않은 채 고행을 하는 이가 있다. 이것은 마치 불을 얻으려고 젖은 나무를 물 속에서 비비는 것과 같다. 또 사문이나 바라문 중에는 설사 몸으로 탐욕스러운 행위를 하지는 않아도 마음 속으로는 아직 애착을 버리지 못한 사람이 있다. 이것은 마치 불을 얻으려고 젖은 나무를 땅에다 대고 비비는 것과 같아서 그것으로는 결코 불을 얻을 수가 없다. 그러나 사문이나 바라문 중에는 몸과 마음을 조복하고 탐욕을 떠나서 고요한 경지에 머물러 고행하며 수행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마치 불을 얻으려고 잘 마른 나무를 서로 비비는 것과 같아서 불을 얻을 수가 있다. 이같이 몸과 마음이 청정해야만 참으로 고행하여 최고의 깨달음에 도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박경운, 부처님의 생애/상, 112-3쪽)


이미 모든 것이 제시되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러한 기본 태도로 시작한 6년의 고행에서도 깨달음을 얻지 못한 그는  


'육체를 괴롭히는 것으로가 아니라, 육체의 힘을 잘 이용해야 한다.' (Ibid, 118쪽)


고 생각하였다.


이때 마왕은 싯달타의 득도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그에게 찾아간다. 그리고 싯달타는 마왕의 항복을 받은 후 선정에 든다.


'제 1 선정에 들어서는 욕망과 악을 떠났으나 아직 잡념이 있는 마음을 초월한 기쁨을 맛보았다. 제 2 선정에서는 잡념을 없애고 고요한 마음의 통일을 얻어 삼매의 기쁨을 느꼈다. 제 3 선정에서는 제 2 선정에서 얻은 기쁨까지를 초월하여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아는 즐거움을 느꼈다. 최후로 제 4 선정에서는 즐거움도 괴로움도 근심도 기쁨도 없는 편안함만 남았다.' (Ibid, 135쪽)


이번에 싯달타 득도의 순간을 읽다가 새삼 깨닫게 된 구절이 있어 몇가지를 추가한다.


'... 곧 괴로움의 원인이다. 그것은 정욕적인 애욕과 생존에 대한 갈애와 생존이 없어질까봐 집착하는 갈망의 셋이다.' (Ibid, 156쪽)*


'네 가지 진리를 바르게 보아야 하고 ...... 이 길이 바르고 거룩한 여덟 가지 도이다.' (Ibid, 140쪽)**


'만약 사람이 보시할 수 있으면 탐욕을 끊어 없애게 되고

인욕을 할 수 있으면 영원히 성냄을 여의게 되고

사람이 선을 지으면 어리석음을 여의게 된다.' (Ibid, 181쪽)***



Note:

*'생존이 없어질까봐 집착하는 갈망'은 정말 오묘하다.

**정견은 사성제를 바로 본다는 것이어서, 사성제와 팔정도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탐진치를 여의는 방법은 결국 '베풂’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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