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필
색성향미촉법의 육경 중 색성향미촉은 우리의 오감입니다. 외부 대상에 대한 정보를 안이비설신에서 감지하는 데 이것을 가리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라고 합니다.
이 5가지 감각은 전자기파를 인식하는 시각, 물질을 인식하는 촉각, 물질의 규칙적 움직임을 인식하는 청각 그리고 물질의 화학적 특성(작은 물질들의 결합)을 알려주는 후각과 미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5감 외에도 인간과 생물에게는 더 많은 감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먼저
평형감각입니다(이하 '중각'이라 해봅니다). 이는 속귀의 전정기관에서 위치를 감각하고, 반고리관에서 회전을 감각하여 느끼는 것인데, 중력이 자극이 되어 일어납니다.
또 있습니다. 자각(자기장 감지)이 있습니다. 이미 50여종의 동물이 자각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도 지구의 자기장을 미약하나마 느낀다고 합니다.
또 촉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온도를 느끼는 감각이 있습니다(이하 '온각'이라 해봅니다). 온도는 대상과 접촉하지 않고도 공기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이므로 촉각과 구분지을 수 있습니다. (온도를 감지하는 감각 수용체는 온각과 냉각이 별개로 존재하지만, 둘다 온도에 관계되므로 이 글에서는 하나의 감각으로 간주해봅니다.)
인간에게는 감지 능력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어에게는 전기를 감각하는 능력이 있습니다(이하 '전각'이라 해봅니다).
이렇게 볼 때, 삼도육계를 아울러 감각을 좀 더 확대하면 '색성향미촉'에 '중온자전'(중각, 온각, 자각, 전각)을 더할 수 있습니다. 그랬다면, 부처님은 '색성향미촉중온자전법'으로 10경, 10근, 20처를 말씀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감각에 대한 검토를 하면서 외부로 향한 감각 외에도 신체 내부를 향한 감각도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나의 몸도 나에게는 감각되어야 할 대상이기에 신체 내부의 여러 감각들, 심부감각, 내장감각, 체성감각 들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것은 향후 인식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아닐까 합니다.
Note:
인터넷에서 서칭한 자료들
[머니투데이, 2019.02.24]
철새가 계절에 따라 이동하고 개미가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등 약 50여 종의 동물이 자기장을 느끼고 활용한다.동물들은 자기장을 감지하는 제6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 철새가 계절에 따라 이동하고 개미가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등 약 50여 종의 동물이 자기장을 느끼고 활용한다.
[서울신문, 2019.03.20]
미국 신경과학회(SFN) 발행 국제 학술지 이뉴로(eNeuro) 최신호(18일자)에 실린 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지구의 자기장을 느끼는 감각이 미약하게나마 존재한다.
그런데 철새나 바다거북, 연어, 또는 꿀벌 같은 여러 동물에게는 이른바 ‘자기 수용’(Magnetoception) 혹은 ‘자각’(磁覚)이라고 불리는 감각이 있어 지구 자기를 감지해 길을 찾는다는 것이 오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워치타워 온라인 라이브러리]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의하면 피부의 민감성에 대한 연구만으로도 “인간의 감각이 다섯 가지가 넘는다는 증거가 나”옵니다. 어떻게 그러합니까? 한때 일괄적으로 촉각이라는 범주에 넣었던 특정한 기능들이 이제는 개별적인 감각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통증 수용기들은 어떤 힘이나 물질이 역학적인 것인지 화학적인 것인지 아니면 온도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를 구분하여 그에 따라 반응을 나타냅니다. 또 어떤 감각 기관은 가렵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증거가 시사하는 바에 따르면, 우리에게는 적어도 두 가지 압각 감지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표면을 얕게 누르는 것을 감지하며, 다른 하나는 깊숙이 자극하는 것을 감지합니다.
우리 몸에는 또한 광범위한 내부 감각이 있습니다. 내부 감각은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합니다. 허기, 갈증, 피로, 내부 통증, 숨을 쉬거나 화장실에 가야 할 필요성과 같은 것에 대한 신호를 보냅니다. 내부 감지기들은 생체 시계와 협력하여, 하루가 끝날 즈음에 우리가 피곤을 느끼게 하며, 비행기를 타고 시간대를 건너왔다면 시차로 인해 피로를 느끼게 합니다. 사실, 우리가 시간의 흐름을 의식적으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의식을 감각 목록에 추가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어 왔습니다.
우리에게는 또한 평형 감각도 있는데, 이 감각은 속귀에 자리 잡고 있는 전정 기관에서 담당합니다. 이 감각은 중력과 가속과 회전에 대해 반응을 나타냅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우리에게는 운동 감각이 있는데, 이 감각 덕분에 우리는 근육의 긴장도를 감지할 수 있으며, 심지어 눈을 감고도 팔이나 다리의 움직임과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Newspeppermint, 2013.12.30]
시각은 전자기파를 인식하는 감각입니다. 촉각은 물질을 인식하며, 청각은 물질의 규칙적 움직임을, 후각과 미각은 물질의 화학적 특성, 곧, 작은 물질들이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시각은 파장에 따라 무한대로 뻗어 있는 전자기파의 대역 중 극히 일부인 400-700nm 만을 인식하며, 따라서 이 대역은 가시광선으로 불립니다. 인간이 이 대역만을 볼 수 있는, 또는 보도록 진화된 이유는, 이 대역이 지구상에 풍부한 물을 투과하는 대역이기 때문이며, 동시에 지상의 동물들이 수중생물로부터 진화했기 때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우리가 다양한 색깔을 구분하는 이유로, 진화과정에서 영양가가 있는 과일과 야채를 숲속에서 쉽게 찾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구상의 생물들은 절반의 시간을 빛이 없는 암흑 속에서 보내야 했으며, 이는 이들의 생존에 청각이 필수적인 요소였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청각은 시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각이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청각을 통해 시각이 닿지 않는 영역의 정보를 우리가 얻을 수 있었음을 말해줍니다. 청각은 특히 파충류의 뇌로 알려진, 감정을 담당하며 즐거운 것을 추구하고 불쾌한 것을 피하게 만드는 뇌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편도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는 왜 우리가 특정한 소리를 들을 때 소름을 느끼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우리가 소름을 느끼는 소리인 유리와 금속이 긁히는 소리는 약 2~5kHz 영역에 있으며 이는 아기의 울음 소리가 있는 영역입니다. 즉 인간은 아기의 생존을 위해 아기의 울음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되도록 진화되어 왔을 수 있습니다.
미각과 후각은 물질의 고유한 특성인 분자구조를 인식하기 위한 감각입니다. 후각의 경우 특정분자를 수용하는 수용체에 의해 인식이 이루어진다는 학설과 분자가 가지는 양자진동을 인식한다는 두 이론이 있으며 아직 하나의 정설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각과 후각은 특히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먹이를 구별하기 위해 더욱 중요했습니다.
인간의 맛에 대한 호불호는 진화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단맛에 대한 선호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설탕을 섭취하기 위함이며 쓴맛을 싫어하는 것은 독성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5번째 맛인 감칠맛에 대한 선호는 단백질을 공급받기 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많이 발견되는 조리와 숙성 과정은 음식의 독성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이는 감칠맛을 선호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이득입니다.”
한편, 음식의 구분에는 미각이 아닌 다른 신경들도 동원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맛(taste)'은 실은 풍미(flavor)'를 의미합니다. 풍미에는 맛을 느끼는 미각, 향을 느끼는 후각, 그리고 삼차신경(trigeminar) 감각의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과일은 단맛과 신맛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과와 배를 구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들이 가진 고유의 향을 통해서 입니다.”
매운 맛은 삼차신경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삼차신경이란 촉감과 온도, 통증을 느끼는 신경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음식에 섞인 돌을 골라내어 뱉을 수 있습니다. 특정 식물들은 삼차신경을 자극하는 화학물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하는 냉각신경을 자극하며, 매운 음식에 포함된 화합물인 캡사이신은 통각신경을 자극합니다.
위의 감각들은 뇌를 통해 모두 연관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옥스포드 대학의 찰스 스펜스는시각과 후각이 맛을 결정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미각, 청각, 질감, 촉각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 뇌의 거의 절반이 시각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반면, 미각과 관련된 부분은 뇌의 몇 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음식의 색깔이 우리가 느끼는 맛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입니다.”
또한 소리는 다른 생각을 연상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쿵” 하는 소리는, 소리 자체에는 무게가 없음에도 무거운 무언가를 연상하게 만듭니다. 소리를 통해 포식자의 크기를 유추하는 능력은 우리 조상들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감각에 대한 연구는 결국 인간과 세계의 관계가 철저히 진화와 자연법칙의 결과일 뿐임을 알려줍니다.
[주간한국, 2012.02.20]
두꺼비 '지진 예측' 등 동물들 이상행동 특수한 수용기 덕분
곤충-촉각·뱀-온도 민감 압력·전기·자기장 감지도
사물본질을 직감적 포착 초감각적 지각능력 주장도 '간뇌' 초능력 발원설 뒷받침 활성화할수록 예지력 뛰어나
지진이 발생하기 사흘 전 진앙지 부근의 한 마을에서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떼를 지어 이동하는 진귀한 광경
이런 두꺼비의 대규모 이동을 가리켜 현지 언론은 지진의 전조 현상이라고 보도했다.
촉각은 곤충이 으뜸이다. 그들의 '슈퍼센서'는 더듬이며 촉각에 대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사마귀와 같은 육식곤충인 물방개붙이의 더듬이는 무려 100만분의 1㎜ 진동도 감지한다고 한다. 또한 북미 방울뱀은 온도 감지의 최강자로 0.001℃의 미묘한 변화에도 반응한다.
동물들은 압력, 전기, 자기 등에 대한 미세 변화까지도 느낀다. 자기장에 대한 '슈퍼센서'를 지닌 동물로는 새가 대표적. 잘 알려졌듯이 새들은 지구 고유의 자기장을 파악한다. 이 능력은 평소 방향의 가늠에 쓰이지만 앞서 언급한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지각에 나타난 압전효과(piezo electric) 등을 감지해 사전 대처할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새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장을 감지하는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파악하지 못했다. 최근에서야 새의 부리가 '슈퍼센서'의 핵심 부위임을 가까스로 알아냈다. 부리에 자성(磁性)을 띤 결정체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해양생물인 거북이와 고래, 상어, 가오리 등도 새와 유사한 수용기를 지니고 있다.
동물들의 이러한 특수 수용기들은 근본적으로 수십억년에 걸친 진화의 산물이다. 적자생존, 용불용설을 통해 조금씩 강화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독일의 생물학자 울리히 슈미트도 저서 '동물들의 비밀신호'에서 "주어진 환경 조건에 가장 잘 적응한 자에게 최고의 번식이 보장된다는 자연선택이론에 따라 진화과정에서 특이한 감각기관을 갖춘 종들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위키독, '오감 그 이상']
촉각은 기계식 수용체라는 세포들로 세상을 지각하고 있다.
이 기계식 수용체는 총 4가지로 나눠지는데
Merkel cells: 낮은 진동(5~15Hz)을 감지하고 손가락 끝부분에 많다. 오랜 시간동안의 압력에 반응한다.
Tactile corpuscles: 적당한 진동(10-50 Hz)과 가벼운 터치에 반응한다. 주로 손가락과 입술에 있다. 점자를 읽을때도 이 감각을 사용한다.
Lamellar corpuscles: 거친 촉감에 반응하며 이에 따라 거칠고 부드러운 감각을 구분한다. 250Hz 정도의 진동에 반응하며 이 기관때문에 옷의 감각은 무시되게 된다.
Bulbous corpuscle: 지속적인 자극에 반응한다. 미끄러지는 느낌을 담당한다.
인간의 감각 중에도 오감 말고 다른 감각도 많이 얘기한다. 심부감각, 내장감각, 평형감각, 체성감각 등이 있다.
심부감각(신체 위치 파악)
내장감각
평형감각(균형과 가속, 귀속의 전정기관)
온도(열수용체)
충만함(마려움)
식도감(구토)
인두점막수용체감각(재채기)
시간감각
친숙감(낯설음)
체성감각은 별개의 감각들이 뭉쳐져 있는 대단히 포괄적인 용어로 건드림, 온도, 통증, 몸위치감각으로 나눌수 있다.
물론 따지고 보면 수도 없이 많은 감각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배고픔(혈당수치와 에너지 사용 정도의 감각), 숨참(혈중 이산화탄소 농도 감각), 목마름(체내 무기염류 농도와 총 순환용적의 감각) 등등. 전자기장의 방향성을 감지하거나 하는 다른 동물들의 예도 있고. 단, 우리가 보통 말하는 '오감' 이란 체내가 아닌 외부 환경의 자극을 받아들여 지각하는 것으로 다른 것들과 조금 다르다. 물론 근육과 인대의 늘어나는 정도를 통해 무게를 감지해내는 등의 체성감각같은 것으로 가면 분류가 애매해지기는 하지만.
[위키백과]
평형 감각(平衡感覺)은 몸의 위치나 회전 등을 느끼는 감각으로, 중력이 자극이 되어 일어나며, 이러한 평형 유지에 관계하는 기관이 '평형기'이다.
무척추동물의 평형기에는 보통 자루 모양의 평형낭과 평형곤이 있다. 해파리의 갓 가장자리, 조개의 발, 새우나 게의 제1촉각의 기부에는 평형낭이 있다. 그 평형낭의 벽에는 섬모가 있는 감각세포가 있고, 속에는 평형석(이석)이 들어 있다. 평형석은 석회질의 소립자인 경우가 많은데, 새우의 평형석은 외부에서 끌어들인 모래 알갱이이다. 몸의 위치가 기울면 평형석도 중력의 작용으로 이동하여 감각 세포를 자극하게 되므로, 그 자극에 의해 몸의 평형을 느끼는 것이다.
한편, 사람 등의 척추동물의 평형기는 속귀에 있는 전정 기관과 반고리관이다. 전정 기관은 위치를 감각하고, 반고리관은 회전 감각을 느낀다. 원구류(반고리관은 1∼2개이다)를 제외한 다른 척추동물은 림프액이 들어 있는 3개의 반고리관(세반고리관)이 서로 직각을 이루고 있어서, 몸이 어느 방향으로 회전하더라도 그 중 하나의 관 속에 있는 림프가 몸의 회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므로 평형을 유지할 수 있다.
집오리의 부리에는 '헤르브스트 소체'라고 하는 진동 수용기가 있다. 이와 같은 기관은 딱다구리의 혀에도 있다고 하는데, 딱다구리는 나무 줄기 속에 부리를 꽂고 그 속에 사는 곤충의 미묘한 움직임을 탐지할 때 이것을 사용한다. 또 두더지의 코 끝에는 '이멘 기관'이라는 특수한 감각기관이 있다. 이것도 진동 수용기의 일종으로, 두더지의 먹이가 되는 지렁이와 곤충 등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방울뱀이나 반시뱀의 눈 가장자리에는 '안하소와(眼下小窩)'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온도의 상승에 매우 민감한 기관으로, 이것으로 원거리에 있는 항온 동물의 존재를 알아낸다. 이 안하소와에서의 신경 자극을 절취하여 조사한 결과, 온도가 올라가면 자극이 증가하고 온도가 내려가면 자극의 수가 감소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이 기관은 0.002℃의 온도 상승에도 민감하게 반응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다.
[주간경향, 2020.02.10]
1678년부터 시작한다.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스테파노 로렌치니는 상어와 가오리의 머리 앞부분에 늦은 오후면 거뭇거뭇해지는 남자들의 턱처럼거무스름한반점같이 퍼져 있는 작은 세공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세공들이 상어의 입 주변에 집중해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그 세공 옆의 피부를 벗겨내면 각각의 세공이 결정질의 젤로 채워진 기다랗고 투명한 튜브로 이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튜브들 가운데 어떤 것은 작고 섬세했지만, 어떤 것은 스파게티만큼 굵고 길이도 길었다.
로렌치니는 상어의 머릿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면 그 튜브들이 몇 개의 투명한 젤리덩어리로 합해진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 세공들이 상어의 피부 표면을 미끈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추측했지만, 곧 그 가능성을 포기했다. 나중에 그는 이 세공들이 또 다른, ‘더 심오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 세공들의 진짜 역할은 그 후로도 수백 년 동안 설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이 세공들의 기능이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과학자들이 상어 옆줄의 기능에 대해 하나씩 알게 된 19세기 중반부터였다. 옆줄은 로렌치니가 관찰한 세공과 튜브의 시스템과 비슷한 점이 있었다. 대부분 물고기와 양서류의 몸 옆면에 아가미부터 꼬리까지 뻗어 있는 줄무늬인 옆줄은 물의 흐름을 감지한다. 물고기의 옆줄은 특별한 세공이 뚫린 비늘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비늘은 피부 바로 아래에 길이로 들어 있는 튜브와 연결되어 있다. 길이를 따라 늘어선 돌출부에서, 유모세포(hair cell)라고 불리는 특화된 감각 세포가 가느다란 붓처럼 생긴 섬모를 튜브 속으로 뻗는다. 물고기가 수십㎝를 헤엄쳐 갈 때 물이 출렁거리는 것처럼 물의 흐름에 약간만 변화가 생겨도 미세한 섬모 다발이 논에서 볏단이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것처럼 굽이치며 흔들린다. 이러한 반응이 신경을 흥분시키고, 신경의 자극은 물 흐름의 방향과 강도에 대한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우리 귓속의 달팽이관은 바로 이런 옆선과 유사한 것이다.
19세기 후반 무렵, 새롭게 발전한 현미경으로 상어의 주둥이 주변에 있는 세공과 그 아래의 일반적인 구조가-오늘날에는 로렌치니 기관(ampullae of Lorenzini)이라고 불린다-밝혀졌다. 각각의 튜브에는 그 끝에 볼록한 항아리 모양의 주머니가 달렸다. 항아리부터 뻗어나온 가느다란 신경은 전방의 옆줄 신경가지에 합쳐졌다. 과학자들은 이 신경 섬유를 쫓아서 두개골의 기저부까지 추적해 들어갔다. 이 섬유들은 두개골 기저부에서 감각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의 특징적인 종착지인 연수(延髓)의 등쪽 표면을 통해 뇌수로 들어간다. 과학자들은 각각의 항아리 안에서 인간의 내이나 물고기의 옆선 체계와 비슷한 미세한 유모세포를 하나씩 구분해냈다. 그러나 이들이 감지하는 자극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었다.
미약한 전기장을 감지하는 것이 물고기에게 어떤 이득일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의 힌트는 다른 물고기들의 ‘생체전기’에 대한 초기의 연구에 있었다. 예를 들면, 전기 뱀장어는 특수한 기관에서 발생시킨 강한 충격으로 먹잇감을 기절시킨다. 그러나 또 다른 물고기들은 일부러 무기로 활용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한 전기장만 발생시킨다.
그렇다면 이 동물들이 감지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뇌파나 심장근육의 수축 전위차 같은 아주 짧고 약한 형태의 생체전기를 감지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상어가 수천 분의 1초에 지나지 않는 전기장 펄스를 감지하는 데 로렌치니 기관을 쓰는 것 같지는 않다.
1970년대에 생물학자 아드리아누스 칼미진은 전기 증폭기를 사용해서 동물이 바닷물 속에서 생체전기장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매우 약한 전기장은 시간이 흘러도 아주 조금밖에 변하지 않거나 아예 변하지 않는다. 로렌치니 기관은 바로 이런 전기장을 감지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칼미진은 또한 사로잡힌 상어가 수조의 모래 속에 미리 숨겨둔 전극이 상어의 전형적인 먹잇감들이 발생시키는 전기장과 유사한 전기장을 발사하면 상어가 그 전기장을 감지하고 전극을 공격하려 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로렌치니 기관을 가진 물고기가 통제된 상황에서 전기장에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그 물고기들이 이 감각을 각자의 환경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밝혀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 문제는 먹잇감에서 발생하는 약한 전기신호가 다른 자연 현상에서 발생하는 전기잡음에-염도, 온도, 물의 움직임, 산성도 등-수반해서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답을 찾기가 대단히 어려웠다. 바다 속에서는 단순한 금속 전선조차 전기화학적으로 반응하면서 상어가 쉽게 감지할 수 있는 전압을 발생시킨다.
사람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상어가 공격한 사람은 계속해서 공격하는 반면, 그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다가간 구조요원이나 수영하는 다른 사람을 계속해서 무시했다는 사례가 많다. 피해자에게서 흐른 피 때문에 시각과 후각에 방해를 받았다 하더라도, 상어는 피가 섞인 소금물에서 발생하는 강한 전기장의 근원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어는 먹이를 사냥할 때 자신이 가진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한다. 그러나 상어의 감각은 저마다 특별한 장점이 있고 민감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먹잇감을 감지하는 데 가장 유용한 감각은 후각과 청각이다. 시각과 옆줄 감각, 그리고 미각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먹잇감을 감지하는 데 더 유용하다. 그러나 먹잇감으로부터 수m 정도 거리 안에 들어간 공격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먹잇감의 위치를 정확히 판별하고 주둥이를 그쪽으로 향하게 하는 데는 전기자극 수용체가 가장 유용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