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영필 Zho YP Apr 28. 2021

제다(Jeddah)

조영필

제다(Jeddah)




가도 사막 가도 사막

물 한 모금 주지 않는다


모래로 쌓은 사막 모래를 다스리는 자

이곳의 율법을 제정하시었다


이방인(異邦人)에게는 물 한 모금 주지 말라


모래바람에 쫓겨

표지(標識) 없는 열사(熱沙)의 도시를 방황하는데


높은 망루(望樓) 어디선가 이국(異國)의 음률

신의 고막을 울리듯 대기를 채우고

자루옷을 두른 자들 불현듯 사라진다


그들에게 이방인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과연 샘이 있을까?

내가 찾으려 하는 것은 무얼까?


무서운 사막의 바람

발바닥은 부르터도


이곳 사막의 사람들은 검은 그늘을 얼굴에 드리우고

저들만이 아는 길을 따라

어디론지 어디론지 흘러간다




(1992. 4. 13)

매거진의 이전글 야화(夜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