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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Apr 30. 2021

바트 홈부르크(Bad Homburg)

조영필

바트 홈부르크(Bad Homburg)




목욕탕엘 갔다 아는 여자 모르는 여자 많이도 만났다 남자들도 보였다 우리는 거기서 서로의 열악한 주거환경에 대하여 그래서 이 목욕탕을 애용할 수밖에 없음에 대하여 변명처럼 동포애처럼 잡담을 교환했다 목욕탕 역시 시설이 썩 좋은 편은 못 되었다 우리는 서로의 몸매를 감상하며 몸은 곧 마음의 거울이라며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란 교훈을 다시 한 번 새겼다 아무도 나가지 않아 목욕탕 주인이 물을 뺄 때까지 거기서 놀았다 서로 부딪히며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으며 이상하게도 내가 무척 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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