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필
티브이
신기루를 쫓는 빈 집의 회합(會合)
해거름이면
수초(水草)를 젖히는 불가사리의 창틀
언제부터인가
건조한 호흡으로 들여다보는 등불
광장(廣場)에선
건물들을 이은 거미줄을 타고
날지 않는 배우들이 날아다닌다
대리석을 미끄러지는 액체의 전율
한 방울 두 방울
얼굴없는 불빛이 말라붙는다
(199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