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필
혁신이란 말은 너무 웃기는 말이다. 특히 기업에서의 혁신이란? 결국 팀워크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는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혁신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 민사고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혁신이란 너무나도 엄청난 개념이다. 그래서 뱁새들은 자기들의 썩은 쥐를 대붕의 날개인 양 포장하곤 한다. 누가 그걸 곧이 곧대로 믿겠는가? 에디슨 조차도 전구를 쉽게 못 만들었거늘... 누가 떠드는가? 누구나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다고.
혁신의 폐해가 심각하다. 혁신하랬더니 원가절감이랍시고 품질에 하자가 있을 수도 있는 부품을 구매한다. 티브이에서 갑자기 서는 차 등의 고발 프로그램을 보면, 만원 이하의 값싼 부품의 품질관리를 제대로 안 해서 사고가 나고 있다. 원래 일이란 자신이 하면 힘들고 시간 없고, 남 시키면 편하다. 그래서 원가 절감한답시고 부품 하청업자에게 그 절감을 전가한다.
토요타의 전 세계적 대량 리콜이 왜 발생했나? 자신이 해야 할 혁신을 글로벌 구매다 뭐다 하여 남에게 전가한 결과이다. 완벽한 품질관리의 처음은 장인정신이다. 무조건 싼 거 찾은 다음, 품질 검사 잘하면 될 것 아니냐?라고 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원래 토요타의 TPS는 시스템의 혁신이기도 하지만, 공원들을 장인화하고 자부심을 심어주는 주인의식 시스템이다. 그 결과가 혁신적일 수 있겠으나, 그 과정이 더 중요하므로 단순히 이를 일컬어 혁신이라 함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앞으로 제조업에서 혁신(결과 지향) 없는 혁신(과정 지향) 운동이 일어날 것이다. 평소의 업무에서 꾸준히 문제를 개선하는 과정 혁신, 주인 혁신, 장인 혁신이 필요하다. 그것은 결국 품질 개선과 효율 제고이지, 안이한 원가절감, 저가 구매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리고 가치 증대는 비즈니스 모델 재설계, 고객의 잠재 니즈 발굴 등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애플의 아이폰처럼 그것은 일거에 일어나서 썩은 고목들을 꺼꾸러뜨린다.
이런 것은 그야말로 천재의 영역이 아닐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를 일반인더러 풀라고 하면 되겠는가? 스티브 잡스가 한 일을 벤치마킹한다고 아이폰이 주렁주렁 나오겠는가? 일반인들에게 혁신을 강요하면, 즐거운 탐구가 지겨운 숙제가 되어 소비자들을 사지로 몰아넣게 된다. 항상 일시적으로는 성공이 있다. 혁신의 거품이 있다. 그것은 마른행주 쥐어짜기이다. 폭탄 돌리기이다. 결국 재수없는 자 앞에서 터진 폭탄이 어찌 그의 잘못만이겠는가?
일시적 성공을 맛본 영원한 실패자들은 여기저기 회사를 옮겨 다니며 혁신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그들은 결코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그들을 가리켜 혁신 전도사라고 한다. 그들이 책임지는 시간은 '그가 있을 잠시'이다.
그들이 남긴 폐해를 정리하려면, 다음 경영인에게는 굳은 각오가 필요하다.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경쟁기업들도 그 바이러스에 같이 감염되었다는 사실은 유일한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