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
별의 감옥
저 입술을 깨물며 빛나는 별
새벽 거리를 저미는 저 별
녹아 마음에 스미다가
파르륵 떨리면
나는 이미 감옥을 한 채 삼켰구나
유일한 문밖인 저 별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문학과지성사)
감상:
별은 때로 마음을 다친 사람들의 벗이 된다. 그러면서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까닭을 깨닫게 되는 것일까, 별은 희망임과 동시에 버림받은 자와 같이 아파하는 존재(存在), 그래서 빛나고 또 세상 어디에서도 맞이할 수 없는 온기(溫氣)를 뿌린다. 그 별이 이제 시인의 가슴에 스민다. 별처럼 입술을 깨무는 사람은 별과 같은 눈물 한 방울을 삼킨다. 이때 별은 그를 이제껏 가두어 왔던 슬픔이다. 그것이 별의 감옥이다. 그런데 삼켜도 다시금 빛나는 저 별은, 회한은 무엇일까? 별의 감옥은 다시금 저 새벽거리로 시인을 내몬다. 이것이 진짜 별의 감옥이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면서도 빛날 수 밖에 없는 별의 진실이다. 감옥을 삼켜도 별은 문밖에 있는 것이다. 이 시(詩)의 재미는 별과 눈물의 묘사적 관련, 또 별의 입술이 시인의 입술이 되어 별을 삼키는 입체감, 그리고 갇혀야 하는 감옥을 오히려 삼켜버리는 역설, 그리고 삼켜도 다시금 문밖인 괴이성 등이 삶의 여백을 부드럽고도 간결하게 드러낸다는 데 있다.
아, 이 마음에 스며 파르륵 떨리는 이 별을 어이할까
도류(道流)여, 이 별을 어이할까, 삼켜도 삼켜도 문밖에서
저만치 머리를 빼꼼 내미는 이 감옥을 어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