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레비
[01 인공지능 자동차]
10/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식회사의 자회사 Waymo가 만든 무인자동차다. 웨이모는 자사의 로봇자동차가 2009년부터 '도로 위의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무려 1억 마일 이상 시험 운행을 해왔다고 자랑한다. 그들은 하루에 보통 미국인들이 1년간 달리는 거리 이상을 달린다고 한다.
12/ 가장 잘 알려진 자율주행 자동차는 아마 1980년대에 인기리에 방영된 TV 시리즈물 <전격Z작전(Knight rider)>에 나오는 '키트'일 것이다.... 키트는 1982년 폰티악 사에서 출시한 파이어버드를 개조해 만든 인공지능 자동차로 마치 사람이 그런 것처럼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 "나는 나이트 인더스트리스 2000 The Knight Industries Two Thousand입니다. KITT라고 불러주세요."
13/ ... 앞쪽 보닛에는 'Anamorphic Equalizer'라고 부르는 좌우로 움직이는 빨간색 LED 라이트를 장착해 시각은 물론 감정 표현 능력까지 배가시켰다.
14/ ... 1990년에 나온 Paul Verhoeven 감독, 아놀드 슈왈제네거 주연의 <토탈 리콜>을 들 수 있다. 이 영화는 1966년에 나온 Philip K Dick의 소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We can remember it for you wholesale]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The Love Bug>(1968)와 <Christine>(1983)은 일정 수준의 지각 능력을 가진 자동차가 얼마나 많은 가능성과 위험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보여준 영화들이다.
<크리스틴>에서는 1958년형 플리머스 퓨리가 질투심과 복수심에 불타는 악령에 씌어 여러 사고를 치고 살인까지 저지른다.... '기계에 깃든 유령'
16/ 이른바 '도금시대'라 불렸던 미국 황금기의 거물로 SF작가이기도 했던 존 제이콥 애스터 4세(John Jacob Astor IV)는 1894년에 쓴 [A Journey in other Worlds]이라는 소설에서 미래의 자동차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전기 자동차 시대가 올 것을 예견했을 뿐만 아니라 그 전기 자동차는 재충전이 가능하다면서 풍력 터빈 및 충전소와 함께 재생 에너지 생산 시스템 전체를 간략하게 설명하기까지 했다... 초기 자동차 디자인 중 상당수는 전기 자동차를 기반으로 디자인했다는 사실이다. 바꿔 말하면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내연기관이 다음 세기에 지배적인 자동차 모델이 되리라는 것이 확실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David H. Keller가 1935년에 발표한 소설 [The Living Machine]이다. 이 소설에서는 존 푸어선이라는 발명가가 제대로 조종되지 않는 자동차 때문에 시궁창에 빠지고 만다... "핸들은 어디 있어?" 당황한 밥슨이 묻는다. "그런 건 필요 없어."...
18/ 1953년에 내놓은 소설 [Sally]에서 아시모프는 <러브 버그>의 허비처럼 나름대로의 생각과 성격을 가진 낡은 자율주행 자동차들의 은퇴 시설을 상상한다. 그의 소설 속 세상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들은 2015년경에 발명되며, 처음에는 주로 전쟁에서 눈이 먼 퇴역 군인, 하반신 마비 환자 그리고 국가 원수 등에게 할당됐다.
"나는 구식 자동차들은 고속도로에 나오면 안되며, 고속도로 주행은 자율주행 자동차들에 한해서 허용된다는 법이 처음 나왔을 때를 기억한다.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공산주의네 파시즘이네 하며 욕을 해댔다."
자율주행 차량 자체가 상업적인 활동을 하는 기업이 되어 스스로를 고용하고 재무관리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19/ 아시모프는 또 1964년에 50년 후 국제박람회에서 선보일 전시물들을 예측한 글을 쓴 것으로 유명한데, 즉석 식품, 무선 가정용 기기, 사막 지역에 건설될 거대한 태양열 발전소 등을 언급했으며, "2014년이면 로봇들이 그리 흔하지도 성능이 뛰어나지도 않겠지만 어쨌든 존재는 할 것이다"라며 소비자 로봇 기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로봇-뇌를 가진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경주될 것이다. 목적지만 정해주면 인간 운전자의 느린 반사신경은 전혀 개입할 필요 없이 직접 목적지까지 운전해서 가는 자동차 말이다."
20/ 철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Trolley Problem'은 로봇 윤리학 문제의 기본 패러다임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1967년 영국의 철학자 Phillippa Foot이 실시한 한 사고 실험에서 처음 제시됐다.... 이같은 공리주의는 인공지능 기술에 윤리적인 측면을 적용하려 할 때 흔히 사용되는 접근 방식 중 하나다.
21/ 터널과 관련된 트롤리 딜레마... 자동차는 보행자를 피하기 위해 방향을 틀어야 할까? 그 경우 자동차는 터널 한쪽 벽을 들이받게 될 것이다. 아니면 그대로 달려 보행자를 치어야 할까? 이때의 윤리적 계산법은 사람의 숫자 또는 보행자나 탑승객의 신분 같은 고려사항들에 의해 영향을 받아야 하는 걸까? 자율주행 자동차는 자신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거나 제약하는 윤리적 근거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걸까? 그리고 만일 그렇다면 그런 근거는 대체 누가 만들어야 하는 걸까?
24/ 2017년에 제작된 영화 <Logan>..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사회가 된 2029년의 미국이 배경인 이 영화에서는 고속도로를 점령한 자율주행 트럭들이 나오는데 그 트럭들은 화물 컨테이너를 싣고 보행자나 다른 도로 사용자는 안중에도 없이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댄다.
... 자동차 디자인도 미학도 오늘날의 그것들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야 확보를 중시하고 주요 장치들을 자동차 전면에 배치하는 등 인간 운전자의 편익에 맞춰야 했던 각종 제약이 사라짐으로써 자율주행 자동차들에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많은 무인 자동차가 바퀴 위에 고급 라운지를 얹어 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02 잠수함]
*스팀펑크(역사적 배경에 SF나 환상적 요소를 가미한 문학장르)
27/ 1870년에 출간한 소설 [해저 2만리]에서 쥘 베른은 '막연한 공상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실현 가능한 꿈'이라면서 어떤 배에 대해 설명했다.
29/ 소설 속 화자인 아로낙스 박사는 이 배를 처음 봤을 때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거대한 바다 동물인 줄 알았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소형 구축함에서 약 2.5킬로미터 떨어진 데서 거무스름한 긴 물체가 파도 위 1미터까지 떠올랐는데... 과학계 전체를 충격에 몰아넣은 이 놀라운 동물, 이 괴물, 이 자연 현상은 인간의 손으로 만든 것으로... 바닷속으로 다니는 이 배는 내가 보기에도 거대한 강철 물고기 같았다."
이어지는 장에서 네모 선장은 아로낙스 박사에게 호화로운 도서관과 박물관, 바다 생물 표본실까지 완비된 배의 내부를 구경시켜주면서 그 구조 및 작동 방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아주 긴 원통형이고 양 끝은 원뿔 모양입니다. 누가 봐도 시가 모양인데, 이런 배를 만들기 위한 영국의 여러 프로젝트에서 이미 채택됐던 모양이죠. 이 원통은 맨 앞부터 뒤까지의 길이가 정확하게 70미터이고, 폭이 가장 넓은 곳은 8미터입니다."
30/ 이 구조는 전형적인 시가형 잠수함 디자인에 익숙한 오늘날의 독자에겐 지극히 평범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1870년에만 해도 잠수함이 어떤 모양이 되어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네모 선장은 수평타와 압축공기가 든 ballast tank를 이용해 부력 조절을 한다면서
32/ 노틸러스 호는 전기를 이용해 각종 모터와 전등과 오븐을 가동했으며, 통신망과 기타 모든 장비에도 전기를 이용했다.
'Aqua-Lung'이라고도 불리는 'SCUBA, 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는 1940년대에 Jacques Cousteau 등에 의해 고안되었으며...[해저 2만리]에서 네모 선장은..."무거운 철판으로 만든 이 탱크 속에는 50기압의 압축 공기가 저장됩니다. 군인 배낭처럼 등에 메게 돼 있죠. 그리고 이 상단 부분에 있는 상자에서 공기가 풀무 방식으로 조절되며 적절한 압력 상태에서만 공기가 공급됩니다."
또 네모 선장과 잠수함 승무원들은 수중 사냥용 압축 공기 소총을 가지고 다니는데 이 소총은 요즘의 전기충격기와 유사한 전기 충격 총알이 발사된다.
33/ 16세기 초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일종의 '배를 가라앉히는 장치'에 대한 수수께끼와 같은 메모와 그림을 남겼는데...
1578년에는 영국의 수학자 William Bourne이 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배를 디자인했는데 그 배는 물속에서 떠오르거나 가라앉는 데 부력의 원리를 이용했다.
1620년 경 네덜란드의 발명가 Cornelis Drebbel은 런던에서 최초의 잠수함으로 여겨지는 배를 실연해보였다. ... 공기공급장치를 발명하는 과정에서 드레벨이 산소를 발견했다는 말도 있다... 드레벨이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초석(질산칼륨)을 가열해 산소를 만들었다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드는 법'
제대로 된 잠수함 같은 잠수함을 예견한 최초의 인물은 아마 영국의 성직자이자 자연철학자였던 John Wilkins일 것이다. 1648년에 쓴 논문 [Mathematical Magick]에서 윌킨스는 잠수함에 대해 설명하며...잠수함 집단 거주 구역.. 잠수함에 음식이나 쓰레기를 어떤 식으로 전달하고 회수하는지에 대해서도...
35/ 1797년 파리에 살던 화가 겸 발명가인 미국인 Robert Fulton
미국 남북전쟁에서는 남부연합이... Hunley라는 이름의 잠수함을 만들었다.. 1864년...
1858년 Winans 부자는 자신들의 '시가형 배들' 중 첫번째 배를 진수한다.
36/ '잠수함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조선 기사 Simon Lake다.
레이크는 열두 살 때 쥘 베른의 [해저 2만 리]를 읽었고 거기서 영감을 받아...
그는 미국 뉴저지 주에 레이크 잠수함 회사를 세우고 Argonaut를 건조했는데 이 배는 1898년 공해상에서 운항에 성공한 최초의 잠수함이다. 그리고 마침내 버지니아 주 노퍽에서 뉴저지 주 샌디 훅까지의 항해에도 성공한다. 이에 당시 쥘 베른은 프랑스에서 직접 다음과 같은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 다음에 일어날 큰 전쟁은 주로 잠수함들 간의 각축전이 될 것입니다."
39/ 실전에 배치된 최초의 핵 추진 잠수함인 미 해군의 USS 노틸러스 호는 북극 만년설 밑을 항해하는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함으로써 북극에 도달한 최초의 배가 되었는데... 1954년 월트 디즈니사가 제작한 영화 <해저 2만 리>에는 가상의 핵 추진 잠수함 노틸러스 호가 등장했는데, 공교롭게도 바로 그해에 미 해군의 노틸러스 호가 진수되었다.
[03 달을 향한 꿈]
42/ 독일의 천문학자 Johannes Kepler가 1608년에 쓴 소설 [꿈Somnium]은 종종 최초의 SF로 불린다.
프랑스 군인이자 작가인 Cyrano de Bergerac는 [다른 세계들: 달과 태양의 국가와 제국의 코믹한 역사]라는 풍자 소설을 썼는데, 이 소설은 그가 죽고 난 뒤인 1657년 출간됐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가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보조 추진 로켓들이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로켓을 타고 달까지 간다.
43/ 미국의 작가 Edgar Allan Poe가 1835년에 쓴 소설 [한스 팔의 환상 여행]에서는 공기 공급에 대해 걱정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문에 포가 우주 공간이 진공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지만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달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은 지구 밖 우주 공간이 진공 상태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쥘 베른이 1865년에 발표한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는 '달 로켓 발사를 다룬 SF물의 할아버지'쯤으로 여겨진다. 1870년에 나온 속편 [달 주변에서]는 달까지 가는 발사체를 쏘아대는 거대한 대포 콜럼비아드 제작에 관한 계획을 다룬다.
베른의 통찰력이 가장 빛을 발한 부분은 아마도 지구의 중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물리적으로 아주 힘든 일인지를 제대로 간파한 것이리라.
45/ 소설에서는 달 로켓 발사를 놓고 텍사스 주와 플로리다 주가 경쟁을 벌이는 데, 훗날 실제로도 그 두 주 사이에 발사장 유치 경쟁이 벌어지게 되며, NASA는 결국 우주선 발사대는 플로리다 주에 세우고 우주 비행 관제 센터는 텍사스 주 휴스턴에 둔다. 또한 베른의 달 로켓은 실제 아폴로 우주선이 발사된 케이프커내버럴 근처에서 발사됐으며, 베른의 달 발사체는 그 모양이 실제의 아폴로 우주선 캡슐 및 보조 우주선 과 약간 비슷했다. 그리고 소설에서도 현실에서도 달 우주선에는 세 사람이 탑승했으며, 우주선에는 지구 귀환 시 속도를 줄여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게 역추진 로켓을 장착했다.
달에 대한 베른의 설명은 매우 신중하고 정확해 H. G. 웰스의 1901년 소설 [달에 도착한 최초의 인간]과 매우 대조된다.
47/ 러시아 과학자 Konstantin Tsiolkovsky는 1903년 논문 [제트 장치들을 이용한 우주 탐사].. 과학 논문을 다수 썼으며, 1916년에는 ... 소설 [지구 밖]을 썼다.
49/ 영국의 작가 John Munro가 1897년에 쓴 [금성 여행]에서도 행성 간 여행에 로켓 추진력을 이용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1911년에 이르러 로켓과학의 선구자인 Robert Goddard는 SF에서 영감을 얻어 액체 연료 로켓 실험을 시작한다.
1928년에는 헤르만 오베르트가 ... SF영화 <달의 여인>에 쓸 로켓을 제작한다. 이 기념비적인 영화는 이른바 '우주복 영화'라는 SF 하위장르에 속하는 첫번째 영화였다.
[08 드론과 킬러로봇]
132/ 테슬라는 물을 채운 수송관으로 메시지를 전 세계에 빠르게 보내는 시스템, 적도를 중심으로 지구를 도는 거대한 우주 고리, 입자 가속기 살인광선 같은 초현대적인 발명품을 구상했던 방탕한 천재였다.
테슬라는 1893년에 이미 전파를 송수신할 수 있는 장비를 발명했으며 현재의 최초의 무선전신이라고 알려진 실험을 실연해 보이기도 했다.
133/ 1898년에는 ... 'telerobotics'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 'telautomaton'이라는 원격조종 배의 모형을 선보였다.
134/ 테슬라의 텔오토마톤은 케이블 텔레비전에서부터 차고 문 개폐기까지 변조되고 암호화된 무선 신호를 사용하는 모든 장치의 먼 조상이자 현대 무인 항공기의 기원이 되었다.
135/ 불행하게도 1898년에 있었던 테슬라의 텔오토마톤 실연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 국제전기박람회에서 그는 로봇 배가 물탱크 안에서 돌아다니면서 관객들의 명령에 응답하게 했는데... 그러니까 그들은 최초의 무선전신 실연 장면뿐 아니라 로봇과 원격조종, 동력의 원격 전송 그리고 인공지능 콘셉트 등도 목격한 것이다.
137/ 한 사진작가가 OQ2의 제작 과정을 필름에 담으러 갔다가 그 공장에서 일하던 노마 진 도허티라는 여성에게 드론 프로펠러를 들고 포즈를 취하게 한 후 사진을 찍었다.... 그녀는 후에 마릴린 먼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다.
[09 신용카드]
147/ Patrick Wilkins가 1954년 발표한 소설 [돈은 모든 선의 뿌리]에서는 선행을 베풀 경우 신용이 주어진다. Neal Asher의 2002년 소설 [스키너]에서는 주민들을 죽음의 고통에서 해방시켜주는 독약이 궁극적인 가치를 지닌 유일한 상품인 불멸의 행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빅토리아 시대의 작가 Edward Bellamy는 자신의 1888년 소설 [뒤를 돌아보며]에서 '신용카드'에 대해 예견했는데, 심지어 그 이름까지 오늘날과 똑같았다.... 모든 개인의 신용이 매년 국내총생산에 대한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공정하게 배분된다는 것이다. 시민들에게는 돈 대신 펀치 카드가 한 장씩 배포되는데, 그 카드에 각자 얼마나 많은 신용을 갖고 있는지가 기록된다. 즉 펀치카드만 있으면 지역사회에 있는 공공 창고에서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구입할 수 있고 신용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금방 알 수 있다...'직불카드'에 더 가까운..
... 벨러미는 심지어 중앙 창고로부터 기송관(압축 공기를 이용해 우편물 따위를 운반하는 관)을 통해 각종 상품을 배달하는 사회주의 버전의 아마존에 대해서도 예견했다. 이 기송관들은 정부 직영 매장은 물론 각 가정집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부피가 큰 상품을 배달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150/ 가치교환수단으로서의 신용카드는 tally stick을 필두로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여러 형태로 존재했으나, 그것들은 은화와 달리 그 자체에 아무런 가치도 내재되어 있지 않았다. 탤리스틱이란 일종의 막대기로 거기에 어떤 표시를 하거나 홈을 파서 상품(곡물이나 통화 단위 등)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또 이 막대기는 둘로 쪼갰는데, 거래나 교환 등을 할 때 막대기의 반을 제시해 다른 반쪽과 맞췄을 때 정확하게 일치하는가를 확인했다. 탤리스틱을 둘로 쪼갤 때 만들어지는 들쭉날쭉한 모양은 위조가 불가능한데, 오늘날 신용카드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암호화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151/ 이 신용카드의 전신은 바로 '고객 카드'다. 특정기업이나 매장 등에서만 쓸 수 있는 금속판 또는 카드로 이 카드가 있으면 고객은 현금이 없어도 거래를 할 수 있었다....SF작가인 Eric Frank Russell은 ..미래의 첨단 신용 시스템을 상상해냈는데, 그는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화폐 제도를 '의무'라고 말했다.
다이너스 클럽 인터내셔널의 공동 설립자인 Ralph Schneider와 Frank McNamara는 1950년 여러 기업에서 쓰고 있는 고객 카드를 한 장으로 통합해 보다 많은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현금카드에 가까웠다. 1958년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뱅크아메리카카드를 도입했는데, 이것이 바로 성공적으로 널리 통용된 최초의 신용카드다. 같은 해에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카드를 발급했는데, 이듬해에는 카드를 플라스틱 형태로 바꿨다.
152/ 스마트폰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1966년 Frederik Pohl이 소설 [우유부단한 사람들의 시대]에서 이미 예견한 일이다....
153// Brian Aldiss의 1963년 소설 [소외 계층]에 나오는 완전 자동화된 미래도시.. 길모퉁이 곳곳에 있는 홈에 신용카드를 꽂으면 로봇 드론에 의해 원하는 상품이 즉시 배달된다.
[11 복제기술]
176/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 인터프라이즈 호의 선장 장-뤽 피카드가 조종실에서 혼자 허공에 대고 "홍차! 얼그레이로!"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이 놀라운 장치는 바로 '복제기'또는 '분자 합성기'로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며 주로 음식을 만드는 데 쓰인다.
177/ 그것이 근본적으로 'transpoter'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사람을 순식간에 여행용 우주선에서 행성 표면으로 이동시키는 '순간이동' 또는 '물질 전송'장치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트랜스포터는 <스타트렉>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시 예산부족으로 행성 착륙용 우주선의 특수 효과 장면들을 찍을 수 없어서 고안해낸 장치라고 한다.
Page Mitchell의 소설 [몸이 없는 남자]가 나온 187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 이야기는 1957년에 나온 George Langelaan의 [The Fly]에 영감을 주게 된다. [플라이]는 한 과학자가 전송 도중 배터리가 떨어지는바람에 순간이동에 실패해 머리만 순간이동하게 된다는 내용의 SF소설이다.
178/ 1910년에 나온 Guillaume Apollinaire의 소설 [Remote projection]으로 이 이야기에서는 한 발명가가 자신의 순간이동 장치가 사실은 복제기라는 것을 알게 되며, 그래서 결국 자신과 똑같은 복제 인간을 841명 만들어 전 세계에 뿌리게 된다.
1993년에 나온 에피소드 '두 번째 기회'이후 순간이동장치가 고장이 나 윌 라이커가 두 번 복제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행성에 남겨진 복제본은 톰 라이커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다.
180/ '로봇 요리사'는 Elizabeth Bellamy의 1899년 소설 [엘리의 자동하녀]에서 볼 수 있다.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소설에 나오는 화성의 매점들에는 특별한 설명은 없는 '기계장치'가 등장한다. 1912년에 내놓은 소설 [화성의 공주]에서 버로서는 오토매트(1902년 독일에서 미국으로 유입된 일종의 자판기 식당)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 화성 식당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1933년에 이르러 David H. Keller는 '냉장고보다 그리 크지 않고 모든 것이 자동화돼 있고 누구나 사용 가능한 작지만 완벽한 음식 제조실'을 상상해낸다. 자신의 소설 [우리를 위해 한 아기가 나셨네]에..."손님은 그저 스물 다섯 가지 음식 중 하나를 골라 적절한 버튼들을 누르기만 하면된다."
181/ George O. Smith는 1945년 [Pandora's Millions].. 에서는 결국 복제할 수 없는 원소인 '아이덴티움'이 발견되면서 그것이 새로운 화폐의 기준이 된다. 또 데이먼 나이트의 1959년 소설 [사람 제조기]에서는 ...복제할 수 있는 장치인 'Gismo'... 기스모로 복제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의 노동력뿐이다.
183/ <스타트렉>에 나오는 장치들은 주로 에너지를 물질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187/ 개념상 3D 프린터의 진정한 조상은 1964년 이탈리아 작가 Primo Levi가 쓴 소설 [싼 물건에 대한 주문]에서 찾을 수 있다... 프리모 레비는 이 장치가 "여러 원소들로 이루어진 '파불럼'이라고 하는 물질의 극도로 얇은 층들을 압출하는 방식으로 복제한다"고 말한다.
[16 화상통화]
249/ '사이보그 교수'로 알려진 kevin Warwick으로는 그는 자기자신의 몸을 실험용 쥐처럼 사용하는 '프로젝트 사이보그'를 진행 중이다.
개인의 신경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이 기술은 telepresence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로봇 아바타를 텔레프레즌스 방식으로 제어하는 개념은 적어도 1928년에 나온 Joseph Schlossel의 소설 [대리로 달에]까지 그 뿌리가 거슬러 올라간다. 1929년에는 일본 작가 사토 하루오가 소설 [무심한 기록]에서 쌍방향으로 촉감을 포함한 감각 정보를 전송하는 첨단 통신장치를 선보였다.
현실 세계에서 텔레프레즌스 기술이 과학적으로 제대로 다뤄진 것은 미국 과학자 Marvin Minsky가 1982년에 쓴 논문 [텔레프레즌스]에서였는데, 그 글에서 민스키는... "내가 처음 원격조종 경제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된 것은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예언적 소설 [Waldo] 덕이다."
250/ 텔레프레즌스...teleexistence의 극단적인 예는 2009년에 나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인간들은 자신의 의식을 외계인의 몸에 집어넣음으로써 외계인의 세계를 탐구하고 교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영상 통화에서 한층 발전된 원거리 통신의 궁극적인 미래를 보여준다.
[17 휴대용 단말기]
253/ 로버트 A. 하인라인의 1948년 소설 [Space Cadet]에서는 모든 사람이 포켓용 휴대통신장치를 가지고 다닌다.
모든 SF소설 가운데 PDA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예견한 소설을 꼽으라면 아마도 <스타트렉>보다 1년 먼저 발표된 프레더릭 폴의 [우유부단한 사람들의 시대]일 것이다. .. 미래의 어느 날.. 가이드는 '당신의 새로운 삶에서 가장 소중한 한 가지 재산'이라며 조이메이커를 소개한다. "이 놀라운 장치는 전화와 신용카드, 알람시계... 그리고 도서관은 물론 전용 비서까지 온갖 역할을 다 합니다."...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 음성 메일, 의료 진단 앱 등... 키스하는 느낌을 주는 촉각 가상현실...모든 개인의 신상 데이터를 수집하며...그러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그 데이터를 이용해 각 개인의 프로필을 작성한다는 섬뜩한 예견을 하면서...
256/ <스타트렉>에 나온 통신장치가 오늘날 휴대폰의 조상으로 알려져 왔다. 우아한 디자인의 이 통신장치는 조개껍데기 형태를 하고 있고 독특한 소리를 내며 울리는데, 이 두가지 특징은 오늘날의 휴대폰과도 비슷하다.
[18 사이버 공간]
265/ William Fitzgerald Jenkins가 쓴 [조라는 이름의 로직]으로 이 소설은 1946년 3월에...로직은 '탱크 그러니까 온갖 정보와 그간 녹화된 모든 방송 기록들로 가득 찬 커다란 건물'에 연결..."전국의 다른 탱크들과 서로 연결되어 있어 알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이 있다면 키를 두드리면 된다"
'Joe'는 일종의 자아를 가진 로직으로 원래는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이 임무였지만 자신은 물론 네트워크 전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로 결정한다. 그 결과 전국의 로직들은 사용자들에게 숙취를 해소하는 방법부터 배우자를 독살하는 방법, 완전 범죄로 은행을 터는 방법 등
266/ 이런 시나리오는 흔히 '특이점'이라는 전문용어로 대변된다...."화자가 조를 지하실에 두는데, 지하실이라는 것은 일종의 잠재의식이다." 물론 진짜 인터넷은 조라는 이름의 로직보다 훨씬 더 심각한 판도라의 상자다.
267/ 월드와이드웹의 탄생에 기여한 영국 컴퓨터 과학자 Tim Berners Lee...는 인터넷에 영감을 준 것들 중 하나가 1964년에 발표딘 아서 C. 클라크의 단편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위한 다이얼]이었다고 말한다. 이 단편소설에서는 전 세계의 통신망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결과 서로 연결된 정보통신망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어 인간이 자신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저지하려 한다. 이런 줄거리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영화 <터미네이터>와도 유사하다.
인터넷의 출현은 사이버펑크라는 새로운 문화 운동의 탄생에 일조한다. .. 1982년에 내놓은 단편소설 [Burning Chrome]에서 윌리엄 깁슨은 '사이버 공간'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는데, 이는 월드와이드웹의 탄생으로 인해 일반대중들도 이 같은 디지털 영역으로의 접근이 가능해지기 몇년전의 일이다. 사이버펑크의 중요한 특징들로는 해킹을 한다거나 현실을 벗어나 온라인 문화 및 온라인 정체성에 몰입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인터넷이 데이터 수집, 정보 통제 및 상품화, 사생활 침해 등에 영향을 주는데, 그 방식을 조작하거나 그 방식에 반응하는 것 역시 사이버펑크의 중요한 특징들로 꼽힌다.
사이버펑크 장르와 그 특징들은 존 브루너의 소설 [쇼크웨이브 라이더]에서 이미 예견되었다... 사악한 기업들이 자료를 통제함으로써 사람들을 억압하는데, 한 사이버펑크 족이 컴퓨터 해킹을 해서 그런 그들에게 반기를 든다. 브루너의 소설에는 네트워크 방어망을 뚫고 사이버 공간을 파고들어 바이러스처럼 널리 퍼지는 컴퓨터 프로그램인 'Worm'도 등장한다. 이 소설의 절정 부분에 이르면 사이버 공간에 웜이 풀려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들이 무력화되고 온갖 자료가 다 드러나면서 사악한 기업들의 비밀들이 폭로된다.
270/ 1999년에 나온 영화 <매트릭스>다. 이 영화에서 인간들은 작고 좁은 공간에 갇혀 몸에 이식된 기계를 통해 방대한 가상현실 세계에 연결된 채 살아간다.
제임스 E. 건의 [조이 메이커즈]가 있다... '즐거운 경험을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가상현실 기계가 있다면 사용할 용의가 있냐?'는 질문을 던진 로버트 노직의 '경험기계' 사고실험을 연상케 한다.
제임스 E. 건의 소설에서 그런 가상현실 경험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금성으로 보내지는 것처럼 <매트릭스>에서는 컴퓨터를 거부하면 지구 종말 이후의 디스토피아적 세상에서 쫓기는 듯한 절박한 삶을 그대로 직면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너무도 힘겨운 선택이어서 어떤 등장인물은 다시 가상현실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이야기들은 이미 E. M. 포스터가 1909년에 쓴 단편소설 =기계가 멈추다]에서 예견되었다는 것이다. 그 소설에서는 사람들이 각자 지하 감옥 안에 갇혀 지내며 기계에 의해 관리되고 비디오폰을 통해서만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사람들이 갈수록 실제 세계와 담을 쌓고 스크린만 들여다보며 살아가는 단세포적이고 반사회적인 상황을 예견했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조엘 레비 (엄성수 역),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2020년 10월 15일 1쇄인쇄, 도서출판 행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