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이

바스코 포파 (조영필 역)

by 조영필 Zho YP

아는 사이



나를 꾀어 농락하지 마라 파란 창공

난 놀지 않아

너는 내 머리 위로

목마른 구개(口蓋)의 창공이라네

공간의 가는 조각

다리에 감기지 마라

나를 도취시키지 마라

너는 조심스러운 혀

일곱 갈래의 혀라네

내 발걸음 아래

난 가지 않아


내 순진한 호흡

숨가쁜 호흡

나를 중독시키지 마라

나는 감각한다 짐승의 호흡을

난 놀지 않아

나는 듣는다 개의 익숙한 부딪침을

이빨에 이빨의 부딪침을

나는 느낀다 눈을 뜨게 하는

그 턱의 어두움을

난 알아

나는 본다

난 꿈꾸고 있지 않아




Acquaintance



Don't try to seduce me blue vault

I'm not playing

You are the vault of the thirsty palate

Over my head


Ribbon of space

Don't wind round my legs

Don't try to entrance me

You are a wakeful tongue

A seven-forked tongue

Beneath my steps

I'm not coming


My ingenuous breathing

My breathless breathing

Don't try to intoxicate me

I sense the breath of the beast

I'm not playing


I hear the familiar clash of dogs

The clash of teeth on teeth

I feel the dark of the jaws

That opens my eyes

I see


I see

I'm not dreaming



(Vasko Popa Selected Poems, translated by Anne Pennington, Penguin Books, 1969)



ПОЗНАНСТВО



Не заводи ме модри своде

Не играм

Ти си свод жедних непаца

Над мојом главом


Трако пространства

Не обавијај ми се око ногу

Не заноси ме

Ти си будан језик

Седмокраки језик


Не идем


Дисање моје безазлено

Дисање моје задихано

Не опијај ме

Слутим дах зверке

Не играм


Чујем познати псећи удар

Удар зуба о зубе

Осећам мрак чељусти

Који ми очи отвара

Видим


Видим не сањам



(세르보크로아트어 원문)


Note:

vault: 기본적으로는 홍예(arch)형 건물의 지붕 밑 방이다. 숨겨진 방일 수도 있어서 금고의 뜻도 있고, 주검을 모시면 무덤이 된다. 높은 회랑(archade)의 위에 아치형으로 있으므로, 창공(푸른 하늘)의 은유로도 쓰인다. 가장 근사한 말은 다락방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시의 뉘앙스와는 거리가 멀다.

palate: vault와 연계된 단어이다. 입천장(口蓋) 또한 일종의 arch이므로 vault를 품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palate는 미각이라는 뜻도 있다. (2022. 1. 16.)


다른 시들에서 vault는 창공으로 쓰인다. 따라서 이 시에서도 ‘밀실’을 ‘창공’으로 바꾼다. 포파의 시상은 거대하다. 공간 자체가 거대한 개의 입과 턱일 수 있다. (20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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