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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Apr 14. 2022

비석

조영필

비석




뒷산 언덕배기 동그랗게 우거진

소나무 향기로운 그늘 속으로

한세상 모든 기쁨 설움 모아 둔 길목을

고요한 대리석 하나

고색에 물들어가는 인생을 속삭인다오


뜻있는 생의 마지막 남은 의지답게

구름이 형형색색 흘러가는 모양도

맑은 산새의 갸날픈 울음소리도

아쉬움 어리는 지난 날 생각에 묻어버리고


그 영원을 기리는 마음 헛되지 않아

어느 무상한 영혼을 새겨 담은 채로

표연한 초상을 지켜 서 있다오



(1981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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