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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Apr 14. 2022

숲의 소리

조영필

숲의 소리




나는 지금 가만히 숲의 소리를 듣고 섰다

모든 산이 울려내는 소리

이것은 온 산을 거니는 바람소리인가

온 숲을 뒤덮고 흔드는 나뭇잎의 소리인가

어디선가 산새의 울음 깜박이는데

그 새 둥우리를 떠받드는 고목의 뿌리째 구르는 소리인가

산흙이 거침없이 응답하는 소리인가

고요히 바람의 기세도 잦아들고 있건만

쉬임없이 그윽히 깔려오는 소리

과연 이 소리는

그 어느 개개의 소리도 아닌

산숲 그 자체의 타고난 생명의 소리



(198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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