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김광석의 “편지”라는 노래를 알게 됐다.
이 노래를 듣는데,
유독 왜 이렇게 가사가 잘 들리고
눈물이 멈추질 않던지.
최근에 봤던 A환자가 생각났다.
A환자는 조혈모세포이식 후 재발이 된
환자였다.
어린아이 둘이 있는 젊은 아빠였다.
그래서인지, 환자는 치료의지가 강했다.
항암치료 중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A환자는 강했다.
보호자인 남동생도 어찌나 선하시던지..
아버지도 폐암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형을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나도 암 투병 중인 엄마가 있어,
A환자의 남동생이 느낄 공포가 어떨지..
왠지 모르게 공감이 됐다.
어딘가 나를 보는 거 같았다.
나쁜 암세포는 A환자의 의지를 무시했다.
지독하게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았다.
주치의는 더 이상의 항암치료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호스피스를 권유했다.
보호자 아내는 엉엉 우셨다.
A환자 부부는 금술이 유독 좋았다.
섬망이 심했던 A환자는 아내가 보호자로 오면 섬망이 가라앉을 정도였다.
그의 침상 옆에는,
어린 두 아들과 아내, A환자
이렇게 넷이서 찍은 인생 네 컷이 있었다.
아프기 전에 찍은듯한 사진 속 A환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너무 훈훈해서 꽤나 부러움을 샀을 거 같은 가족사진이었다.
진심으로 사랑했던 나의 동반자를
이제는 볼 시간이 정말 며칠 남지 않았다는 것.
A환자의 아내가 느낄 슬픔은 감히 짐작할 수 없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그저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 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요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세요
그저 행복하길 바랄게요
이 맘만 가져가요 “
(김광진 “편지” 가사 중)
아마도..
A환자가 아내에게 하고픈 말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