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살내음이 맡고 싶어!

비 오는 날의 결심

by 심플맘

독서 모임을 하러 가는 어느 주말 아침, 그 날은 유난히 많은 비가 내리는 여름날이었습니다.

후드득, 후드득.. 굵은 빗방울 소리가 마치 장구 치듯 나는 긴 장마 중 하루였던 그 날,

저는 '엄마학교'의 저자 서형숙 저자님의 강의와 독서 토론하기 위해 대학로로 향했습니다.

그 날의 저는 여전히 육아휴직을 할지를 고민하던 그런 날들이었습니다.

육아 휴직은 나의 결핍으로부터 하고 싶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신랑 월급 안에서 생활할 수 있게 생활비를 줄여 놓았으나

여전히 어떤 결심도 할 수 없는 마음이 월급과 육아 휴직 사이에서 팽팽히 잡아당기고 있어서

여전히 어느 선택도 하지 못하는 그런 날들 중의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저자 특강을 들으면서 저의 줄은 끊겼습니다 팽팽하게 맞서던 줄이 '탁'하고 끊겼습니다.

저자님이 "아이를 깨우는 아침, 아이들의 살내음을 맡는 것만으로 아이에게 모든 보답을 다 받았다."라고 한 그 말에 저는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상으로 아이를 아침을 깨우고 아이의 살내음을 맡는 것만으로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유난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게 팽팽한 줄다리기처럼 7년을 망설이던 것이 '단 한 장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결정되었다는 것도 신기하기도 합니다.

결국 저는 그 날 독서 모임에서 울었고 많은 모임 동료들의 위로와 경험담을 들었습니다.

함께 울어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 날은 여전히 제 머릿속에 늘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유난히 비가 많이 와 공기 조차 습했던 그 날, 약간 낯설게 느껴졌던 모임 멤버들에게

제 마음을 그대로 다 열어버리게 된 날이었어요.


한 번 결정하고 나니 언제 고민했냐는 듯이 일은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신랑 회사 근처로 이사를 결정해서 집을 매도, 매수하고 이사까지 거진 6개월의 기간이 흘러

결국 그 날의 결심대로 저는 육아휴직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때의 결심대로 저는 아침에 아이의 살내음을 맡으며 아침을 시작하고

간지럼으로 아이를 깨우고 있습니다.

내가 평생 해보고 싶었던 소망을 이루었고 행복도가 말도 못 하게 올라갔습니다.

"왜 그동안 그렇게 고민했을까?"싶을 정도입니다.

고민한 만큼 많이 준비하였고 지금 이 순간이 얼마마 행복한지 깨달아서 이 시간이 소중합니다.

이제 2달 남짓 된 저의 육아 휴직과 이사로 우리 가족의 삶에 대한 행복도가 수직 상승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족은 외벌이만으로 생활이 추후에도 가능한지는 미지수입니다.

곧 현실을 깨닫고 저는 생활 전선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을 수도 있고 갑자기 아이만 보는 내가 초라하다며 직장을 찾아 나설 수도 있겠죠. 앞으로의 인생의 모습은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저는 인생에 대한 태도가 변했습니다.

그동안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려워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게 살아왔다면 지금은 인생이 앞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한 순간 한 순간 충실하게 살자고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충분히 즐기며 살고자 합니다.

2020년 7월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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