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청소를 합니다.

고작 화장실 청소의 깨달음

by 심플맘

육아휴직을 하면서 요리와 청소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회사를 다닐 때 아예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우선순위로 보면 높지 않은 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주 업무가 되어 잘하고 싶은 욕심도 들고 빈도수도 많아졌습니다.

그중 제가 제일 하기 싫은 것은 화장실 청소입니다.

락스 냄새를 맡기도 싫고 꼼꼼하게 곰팡이가 피지 못하게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할 자신이 없습니다.

하기 싫은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실은 그냥 하기 싫습니다.


직장 다닐 때는 이주에 한 번씩 청소 전문가를 불렀습니다.

요새야 워낙 어플로 사람을 매칭 해서 할 수 있으니 접근성도 쉬우니 저는 비용만 준비하면 됩니다.

이주에 한 번 부르는데 하루에 네 시간에 화장실과 주방 청소만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외식도 안 하고 옷도 잘 안 사면서 돈을 아꼈지만 한 달에 10만 원 정도 되는 비용을 지불하였습니다.

외식비는 아까워도 도우미 아주머니를 부르는 돈은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럴 정도로 화장실 청소가 싫었습니다. 또한 하기 싫은 화장실 청소를 남편과 누가 할 것인지 눈치싸움하기도 싫었습니다. 모든 다 해주는 남편도 화장실 청소는 하기 싫은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 지불하는 돈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직장 다닐 때야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도우미 아주머니를 썼지만

지금은 시간을 약간만 할애해서 하면 되기 때문에 어떠한 핑계도 될 수 없었습니다.

육아 휴직 중에 유일하게 육아휴직을 후회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곰팡이가 핀 곳이 없나 예리한 눈으로 스캔한 다음 세면대를 쓱싹쓱싹 닦고 변기에 락스를 뿌려두고 바닥에 물과 락스를 뿌리고 물청소를 하고 나면 삼십 분이 후딱 지나갑니다.

일주일에 4번, 저에게 들이닥치는 시간입니다.


고작 화장실 청소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해서는 세상이 돌아갈 수 없다는 이치를 깨닫게 됩니다.

저는 이제 화장실 청소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