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그림을 못 그려서인지 그림 그리기를 싫어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을 해주었고 그때부터 조금씩 그림 그리기를 하였습니다. 놀다 놀다 심심하면 하던 놀이가 바로 그림 그리기였습니다. 저도 특별히 아이에게 그림 그리라고 말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예체능 쪽에 문외한 이기도 했고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루에 그림 하나를 인증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블로그 이웃의 글을 보았습니다.
아이에게 해볼 테냐고 무심하게 물었습니다. 아이는 무조건 하겠다고 말을 합니다. 그렇게 1일 1 그림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연필로 상상 속 이야기를 표현하더니 어느 순간 무엇을 따라 그리는 모방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그림 그리기는 자신의 그림에 이모들의 반응을 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상상 속 이야기를 펼칠 때는 '기발하다'라는 칭찬을 받고 무언가를 따라 그릴 때는 '비슷하다'라는 반응이 옵니다.
아이의 그림에 이모들의 진심 어린 덧글 속에 누군가가 자신의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장점을 찾아 '칭찬'을 받는 경험, 온라인 피드백을 받는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반응이 너무 좋아서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인증이 없는 주말에도 아쉽다며 그림을 그립니다. 어느새 그림 그리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그릴지도 스스로 생각해서 그립니다. 어느새 자기 주도 그림 그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기술적으로 잘 그렸다 할 수도 없고 스토리텔링이 잘 된 그림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꾸준히 한다는 것,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야 말로 온라인 인증과 피드백을 통해 얻은 수확입니다.
저는 아이에게 자기 주도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자기 주도 학습 말고 말이죠.
주도로 무엇을 할지 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나중에 자기 주도 학습도 하게 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해봅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아이들을 보면서 저학년임에도 생각보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저희 아이가 자주 다니는 블럭방 건물에 학원만 22개가 있더군요. 수많은 건물에는 학원이 참 많습니다. 한 건물에 22개라니 작은 상권에 학원은 100개가 넘으리라 예상됩니다. 그 속에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란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아이에게 스스로 선택하는 연습을 시키고 싶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한 피드백받기가 '코로나'덕분에 온라인 커넥션이 많이 지고 툴도 많아져서 실험하기 참 좋은 때인 거 같습니다.
물론 아이에게 그냥 '네가 선택해'라고 두는 것은 방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방임과 간섭의 양대 선에서 중간 어디쯤에 잘 자리 잡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중간 어디쯤에 잘 서있기 위해 저는 아이에게 "오늘 그림 그렸어?"라는 질문만 합니다.
그럼 아이가 "아 맞다!"라고 외치고 스케치북을 찾고 혼자 뭘 그릴지 생각하고 쓱쓱 그립니다.
그러다 색칠에 흥미를 못 느끼는 아이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마카를 준비해주면 마카를 통해 선명한 색감을 느끼고 어느새 색칠에 흥미를 갖습니다.
그저 육아서적이나 이론 서적을 보고 따라 하기보다 내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엄마니까 감각적으로 알 수 있는 것에 순간 대응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