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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Aug 11. 2020

매해 시어머니 생신을 깜빡하는 며느리

7년 동안 설거지 한 번 안 한 며느리란

오늘은 음력으로 생일을 챙기시는 시어머니 생신이다.

매해 깜빡한다. 음력이라.

올해도 저녁시간이 되어서 깨달았다.

물론 전주 주말 식사도 하고 용돈을 드렸지만.

하루가 저물때쯤 생신 축하 전화를 드려도 고맙다고

해주시는  나와 시부모님과의 첫 만남은 결혼하겠다고 인사하러 갔을 때였다.

얘가 왜 좋으냐?


내가 아니면 결혼을 못할까 봐 였을까

흔쾌히 결혼 허락을 해주셨다.

그때도 따뜻하게 맞이해주셨다.

전화는 무슨 일 생겼을 때나 하지.

라고 전화에 그리 중점 두시지 않으셨다.

작년 생신 때도  깜빡해서 전화도 못 드렸는데 아들에겐 섭섭한 내색을 하실지언정

며느리에겐 싫은 소리 한번 안 하셨다.

"친정부모님께 혼났어요."라는 말을 드리니

내심 좋아하시며 "우린 괜찮다."허허 웃으셨다.


김장도 결혼 생활 7년 중, 결혼 한 해 딱 한 번 해봤다.

성에 차지 않으셨을지도.

부려먹기 싫으신 성향 때문이실지도.

남편만 가겠다고 했을지도.

단 한 번도 며느리인 '나'를 찾지 않았다.

그저 남편만 갔다

그저 나는 김치가 오면 감사인사를 할 뿐이다.


7년째 시댁에서 설거지 한 번 못해봤다.

절대 못하게 하신다.

그래서 종종 집에 부모님을 모셨다.


아무리 봐도 좋은 시어머니에

착한 며느리 궁합이다.


선이 먼저인지 후가 먼저인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난 참 부모복이 있나 보다^^


이 글은 며느리가 브런치라는 곳에 글을 쓰는지도 모르시는

오늘 생신을 맞으신 나의 시어머니께 헌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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