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이 닮았다는 건
연필쯤은 발가락으로 주울 수 있지
주변 사람에게 남편임을 밝히지 않아도 아들과 같이 들어간 후 신랑이 들어오면
어떻게 이렇게 똑같이 낳았어요?
라는 말을 듣는다.
조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씨도둑은 못해'라는 말까지.
정말 축소판인 아빠와 아들.
날 닮은 부분은 어디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나는 안다.
우리 아들과 나의 닮은 부분을
바로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가 엄청 멀다.
그리고 두 발가락이 길다.
덕분에 무좀은 안 걸리고
바닥에 떨어진 거는 허리를 굽히지 않고 주울 수 있다.
엄청 큰 장점 아닌가.
그리고 쪼리를 신어도 발가락 사이가 안아프다.
(가끔 내가 과하게 긍정적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처음 아이가 발가락으로 바닥에 떨어진 걸 주울 때
신랑이 혼내려고 했다.
"신체적 장점을 이용한 기술이야. 나 둬."
라고 했다.
우리 아들이 나를 닮았다는 증거니까
그냥 두자.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