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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Aug 11. 2020

2-2. 집 매도는 내뜻대로 안되는군.

500만원 쉽게 버는 법

집을 부동산에 내놓고 깨끗히 정리한 후,

단 한팀만이 와서 우리 집을 보았다.

다행히 맘에 드는 눈치다.

가격 흥정까지 했다.

가계약금을 넣겠다며 계좌번호를 가져갔다.

계좌번호를 넣자마자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매도자님 집 계약하기로 한게 깨져서
 계약 보류하신데요.


기운이 쑥 빠졌다.

말도 하기 싫었다.

팔렸다고 뛸 듯이 기뻐하진 않았지만 계약이 무산되었다고 하니

내가 엄청 좋아했었던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만큼.

그래도 속으로 다독였다.

'브런치 소재로 딱이네.'


이게 끝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 매수자님께서 다시 본인의 집이 팔리게 되었다며

연락이 와서 가계약금을 넣었다.

기뻤다.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니 이 것 또한 얼마나 기쁜일인가.


브런치에도 글을 써놓았다. 계약만 하면 바로 글을 올리리.

이사 갈 부동산에도 연락해놓았다.

내가 원하는 가격대의 집을 보겠노라.

나도 가서 맘에 드는 집을 발견하면 가계약금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금요일 저녁 늦게 부동산에서 전화가 온다.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받았다.

매도하기로 하신 분이 가계약금 포기하시고 계약 안하시겠데요.


가계약금은 무려 500만원이었다.

500만원을 포기할 정도의 일이 무엇일까?

많이 버는 사람의 한달 월급인데 말이지.

근데 나한테, 우리 집한테 두번이나 이러는 이유는 뭐지 싶었다.


맥이 풀렸지만 매수 예정 지역의

부동산과의 약속 때문에 집 보는걸 취소 못하고

주말에 다녀왔다. 에라이. 마음에 드는 집도 만났다.


그렇게 나는 아주 쉽게 500만원을 벌었다.


집을 팔려면 집을 깨끗이 해야 한다며 다시 한번

박차를 가해 집에 있는 짐들을 줄이고

벽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 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는 것이

내 정신 건강에 좋을 듯 하여.


돈 벌었는데 우리 소고기 먹으러 갈까?

한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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