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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Aug 08. 2022

우당탕탕 물고기 입성기

오래 오래 같이 잘 살아보자

 아이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엄마! 큰일 났어

신발을 벗어던지고 들어온 아이의 한 손에는

생명과학 시간에 받아온 물 한 방울도 없는 물고기 통이 들려있었다.

정말 화들짝 놀랐다.. 물이 어디 있는 거냐며 놀라는 나에게

통에서 물이 샜나 봐 어떻게

발을 동동 구르는 아들을 보며 빠르게 정수물을 부었다.

물을 붓다 보니 물고기가 배를 뒤집고 있었다.

물고기가 죽었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물을 부어주자 잠시 기절했던 물고기가 깨어나 헤엄쳤다.


물고기가 정신을 차린 모습을 보고 나와 아이도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보니 물이 든 비닐을 한 손에 들은 아이가 보였다.

뚜껑 구멍


아주 작은 수족관의 구멍 뚫린 모양의 뚜껑이 눈에 들어왔고

아마 아이는 드디어 동물을 받았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들고 오다

그 구멍 사이로 물이 다 빠져나갈 동안 몰랐을 것 같았다.

아이는 미니 수족관에 물이 빠진 것을 보고 놀라 물을 넣으려고

뚜껑을 열어재꼈는데 안 열려서 큰 일어났다 싶어

집까지 냅다 뛰어왔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도대체 생명과학 시간에 왜 동물을 나눠줄까란 원론적인 원망이 들었다.

안정적으로 생명을 유지시키지 못할까 두려운 마음이 들어 집에 새로운 생물을 들이기가 어렵다.

무작정 생명과학 시간에 나눠 준 것은 아니다.

사실 물고기를 받아오기 전날 저녁, 생명과학 선생님으로부터 물고기를 줄 예정인데 혹시 받아가지 않을 학생은 미리 말하면 안 준다는 문자였다.

조카가 어린이 집에서 받아온 거북이를 대신 키운다는 친구 이야기,

생명과학 시간에 받아온 달팽이가 집 안 벽지를 갉아먹었다는 이야기들이 떠올리며

물고기를 받고 싶지 않은 온 마음이 있었지만

물고기를 주지 마시라는 답문을 보낼 수 없었다.

남들 다 받아서 신나 할 때, 우리 아이는 안 받는 것을 인지하고 포기하게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8월에 동물을 나눠 줄 것이라는 안내를 받아 어떤 동물을 줄지 기대된다는 아이를 포기시킬 수 없어 나는 물고기를 집 안에 들이기로 나는 용기를 냈었다.

그런데 이런 사달이 나다니...


냅다 뛰어오는 판단을 한 판단력은 칭찬을

물고기를 받아서 찬찬히 걸어오지 않은 행동은 주의를 주었다.

그리고 생명을 받아왔으니 네가 잘 책임지고 살펴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반가워! 우리 집에 잘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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