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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Jan 26. 2023

평생 일하는 시간이 8만 시간이라고?

조용한 사직의 시대

평생 일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최소 8만 시간이라고 한다. 그 시간 동안 행복하지 않으면 인생의 절반은 행복하지 않다고 봐도 무방한 건 아닐까. 이제는 워라밸이 아니라 일놀놀일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 일놀놀일, 이승희, 김규림( 웅진지식하우스, 2022)


 '평생 일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최소 8만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하루에 8시간을 일한다. 일하는 날짜는 10,000일, 10,000일을 365일로 나누면 최소 27년 이상을 일한다?


괴로웠던 15년

아..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를 27년을 해야 하는구나. 갑자기 아득해집니다. 지금 백수인 저도 15년을 일했습니다. 회사 가는 게 즐거울 때도 있었고 괴로워서 '왜 아침이 다시 왔나'라고 한탄할 때도 있고 '이놈의 지하철 오늘 왜 고장 안 나지?'라고 천재지변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27년 일한다고 (사실 주말 일수 다 빼면 더 길어지겠지만 대략적으로... 정확히 알고 싶지 않은 제 맘) 저는 이미 반절을 일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15년을 일해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파이어 족'이 유행하던 시기가 지나 고물가 시대, 자산 침체기 정확히는 자산 하락기인 시대인 요즘, 대기업들도 퇴사를 종용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하는 신랑이 감사하고 한 달에 한 번 마약이라는 월급에 꾸벅 절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백일몽에서 깨어났다.

직장이 싫었던 것일까, 육아가 하고 싶었던 것일까 경계가 불분명한 제 마음은 까짓 거 투자로 돈 백 정도는 벌 수 있지라고 자부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제 맘대로 되나요? 제가 꾸던 꿈은 한 낱 백일몽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자산 하락기에 맞이하여 저의 월급 외 수익도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러다 괜스레 재취업할까 이 사이트, 저 사이트를 기웃거립니다. 경기도 변두리에 사는 제가 경력을 살리려면 결국 서울 중심가까지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포기합니다. 괜히 '알바몬' 사이트를 뒤적입니다. 


직장만 나를 레버리지 한 게 아니었어

'평생 일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최소 8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직장을 다닐 때에는 직장이 나를 레버리지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퇴사하고 집에 있어보니 개인이 직장을 레버리지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일단 에어컨과 히터, 커피를 레버리지 합니다. 집에 있어보십시오. 더울 때 혼자 에어컨 틀기가 제일 어렵습니다. 난방비가 오른 요즘, 발이 시려도 보일러를 올리지 않습니다. 커피는 말해 뭐 할까요. 업무와 업무 사이 틈새에 카톡도 하고 전자책도 읽고 신문도 보고 쇼핑도 합니다. 인터넷 쇼핑을 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서 한 다는 것이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퇴사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쇼핑은 몰래하는 맛에 하나 봅니다. 카톡도 핸드폰 카톡보다 pc카톡이 빠르고 편합니다. 

괜한 소리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동의할 수도 있습니다. 퇴사하고 나니 회사 생활을 계속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장점을 찾아본 것입니다. 평생 8만 시간을 일하려면 장점을 찾아야 할 테니까요.


조용한 사직의 시대

조용한 사직이란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만 일하고 초과근무를 거부하는 노동 방식을 뜻하는 신조어라고 합니다. 주어진 일만 하고 일과 개인 삶을 분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tictok을 타고 붐이 일었다고 한다.


하지만 제일 가까운 지인인 남편은 직장생활에 체질에 맞고 행복하다고 합니다. 5년 전에도 70살까지 일하고 싶다고 하더니 여전히 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우리 신랑이라면 9만 시간도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계속할 것인지,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일을 안 하니 몸이 근질거리는 저를 보니 어떤 방식으로도 결국 남은 4만 시간을 채우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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